[명산기행] 경기도 광교산 – 백운산 일주 트레킹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우리는 또 하나의 일주 트레킹에 나섰다. 바로 수원과 용인에 접하고 있는 광교산 – 백운산 일주 트레킹이다. 광교산은 최고봉인 시루봉(해발 582m)과 남쪽의 비로봉(종루봉) 그리고 형제봉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는 수원 광교저수지에 인접해 있는 광교공원에서 출발해 형제봉과 비로봉을 거쳐 시루봉까지 오른 후 서북 능선(한남정맥)을 타고 백운산(해발 566m)까지 이동한 다음 수원의 걷기좋은 길인 모수길로 합류해 다시 광교저수지까지 내려오는 광교산 – 백운산 일주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

광교산과 백운산 일주 트레킹의 시작점 – 광교 공영주차장

도심 인근의 산을 오를 때는 항상 주차가 난형난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광교산 – 백운산 일주 트레킹을 하고자 한다면 광교 저수지 아래의 광교공원에 있는 광교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하루 주차요금은 6,000원(?) 이었다.

주차를 하고 주차장 1층으로 나오면 큼지막하게 “광교산 방향” 이정표가 보인다.

광교 공영주차장
광교 공영주차장에서 광교산 등산로 가는 길

주차장 2층에서 연결된 도보교를 이용해 넘어오는 길과 만난 후 왼쪽으로 언덕을 올라가면 아래 처럼 광교 저수지가 보인다. 그리고 길 건너에 “반딧불이 화장실”이 있고 화장실 뒷편으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형제봉 가는 길

등산로에 들어서면 처음엔 잘 정비된 계단길이 나타난다. 첫 목적지인 형제봉까지는 꽤 많은 사람들이 오른다.

광교산 형제봉 가는 길
광교산 형제봉 가는 길

능선 구간까지 오르면 정말 걷기 좋은 길이 나타난다. 광교산과 백운산을 일주하는 이 코스는 일부 험한 암릉 구간을 제외하면 정말 걷기 좋은 길이다. 그래선지 반려견과 함께 오르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었다.

반려견과 함께 산길을 걷는 모습

그리고 형제봉을 오르는 능선 초입부 구간에는 단풍나무가 정말 많았다. 가을 단풍이 절정일 때 이 길의 풍경이 어떨지 정말 궁금하다.

형제봉 가는 길의 단풍나무

광교공원에서 620m를 왔다. 형제봉까지는 얼마나 남았는지 왜 알려주지 않는 걸까?

일단 형제봉까지 부지런히 걷는다.

형제봉 가는 길

어느새 형제봉 바로 아래까지 왔다.

형제봉은 해발 448m에 위치한다. 비로봉을 거쳐 광교산의 최고봉인 시루봉까지 가는 길의 첫 번째 봉우리다.

휴일의 형제봉에는 사람들이 많다. 높이도 나즈막~하고 인근에 광교 신도시도 있어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동네 뒷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교산의 최고봉은 아니다. 그리고 우리의 트레킹 코스에서 형제봉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형제봉 정상에서 바라본 수원 방면의 풍경.

비로봉 가는 길

형제봉을 넘어가면 비로봉 방면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그런데 내리막 길이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는 꽤 깊은 골이 있는 경우가 많다. 형제봉에서도 꽤 내려간다.

형제봉에서 비로봉 가는 길

그래선지 이 구간부터는 사람이 확~~줄어든다. 형제봉을 오른 사람들 중 10% 정도만이 비로봉을 거쳐 시루봉까지 가는 듯 싶다. 그래도 형제봉을 오르는 사람들이 꽤 많아 시루봉까지 가는 등산객들도 다른 산에 비해 꽤 많은 편이다.

비로봉으로 가는 구간에서 보이는 백운산. 백운산은 군 통신소와 경기방송 통신탑이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찾기에 쉽다.

형제봉에서 비로봉까지는 1.2 km 남짓 거리다.

비로봉에 가까워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비로봉을 우회하는 길과 비로봉을 오르는 길이다. 물론 두 길은 만난다. 우리는 오늘 네개의 봉우리를 오르기로 했다. 그래서 그 중 하나인 비로봉을 오른다.

비로봉 오르는 계단

계단이 끝나면 비로봉이 나온다. 그런데 비로봉은 종루봉이라고도 불린다. 신라의 대학자 최치원이 이곳에 올라 종과 종루를 보고 이곳을 종대봉이라고 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엔 최치원이 고심끝에 당나라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는 의미에서 망해정이라는 정자를 지었다고 하는데….

최치원과 망해정
망해정

망해정 뒤에는 이곳이 비로봉의 정상임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있다. 토끼재를 거쳐 시루봉까지는 1.2 km남았다. 형제봉까지는 1.4 km이니… 더하면 형제봉에서 시루봉까지는 2.6 km다.

시루봉 가는 길

비로봉을 내려와 조금 걷다 보면 토끼재가 나오고 이곳에 이정표가 있는데 광교산 까지는 800m 남았다. 여기서 부터 또 언덕길이다. 그리고 시루봉까지 꽤 험한 구간이 기다리고 있다.

토끼재를 지나 시루봉 아래까지 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우리가 시루봉을 오른 다음 가야할 백운산 방면이고 오른쪽 직진 방향이 시루봉 방면이다. 우리는 먼저 광교산 즉 시루봉으로 간다.

삼거리에서 시루봉까지는 200m 쯤 밖에 안되지만 길이 꽤 험하다. 그 험한 구간을 통과하면 바로 시루봉 정상의 전망데크가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정상의 봉우리는 모두 덮는 커다란 전망데크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자연훼손이자 산의 정상을 올랐을 때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을 크게 깎아먹기 때문이다.

정상석 옆에는 포토존이 있는데. 포토존 박스 안에 멀리 보이는 높은 산이 바로 안양과 군포에 걸쳐 있는 수리산이다. 그리고 본인 오른쪽에는 청계산이 있다. 모두 우리가 정상을 올랐던 산들이다.

광교산 포토존

포토존에 있는 용은 과연 왜 있는걸까? 어느 시의 마스코트는 아닐까 싶다.

광교산에서 백운산 가는 길

원래는 오르는 봉우리 마다 잠시 쉬며 당을 보충하려 했는데 시루봉은…자리가 없어 패쓰하고 백운산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노루목 대피소에서 찬 바람을 피하며 당을 보충했다.

광교산과 백운산 중간에 있는 노루목 대피소
노루목 대피소

노루목 대피소 내부에는 빙둘러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는 것이 전부다. 다행스럽게도 깨인 유리창은 없어서 바람은 잘 막아주었다. 시루봉에서 백운산 까지 구간은 능선을 넘는 바람이 제법 차가웠다.

백운산이 가까워지면 능선의 높은곳을 차지하고 있는 통신탑들로 인해 우회로를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내리막 구간과 오르막 구간이 조금 있다.

백운산으로 가는 길

백운산 가는 중간에 억새밭이 있다고 한다. 바로 이 돌무덤을 지나면 나오는데….

억새밭

억새가 모두 죽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 억새밭은 인공으로 조성한 것 같은데 그냥 텃밭 수준인 듯 하다. 도대체 누가 이 사업을 만들고 진행했을까. 그리고 사진 왼쪽에 보이는 보라색 이정표는 수원 팔색길 중 수원 둘레길 (총연장 61km) 이정표다. 형제봉을 오르기 전 능선에서 수원 둘레길과 만나 백운산을 거쳐 하산길의 수원 팔색길 중 모수길과 만날 때 까지 우리의 트레킹 코스와 중첩된다.

덧셈하면 광교산에서 백운산까지는 딱~ 2km 다.

여기서 광교공원 쪽으로 하산할 수 있는 길이 보이는데(광교산기도원 방면) 우리는 백운산을 오른 다음 돌아오는 길에서 만나는 다음 갈림길에서 하산한다.

억새밭이라고 하지만 억새는 없었다.

억새밭

군 통신소 인 듯하다.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백운산 군 통신소

통신소가 꽤 규모가 있다. 이 통신소를 우회하여 조금만 오르면 백운산 정상이다.

백운산 300m

드디어 백운산 정상이다.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인 백운산 정상석. 이곳은 의왕시란다.

백운산 정상에서 바라본 의왕시와 군포시 방면. 오른쪽 끝의 높은 산이 수리산이다.

하산길 – 광교 저수지까지

아무래도 하늘의 모습이 심상치 않아 빠르게 하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려오는 도중 빗방울이 떨어졌고 급기야 주룩~주룩~ 비가 내렸다. 일기예보에 오후 3시 이후에 비가 온다고 되어 있어 우비는 커녕 우산도 준비를 하지 않았는데… 11시 30분 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백운산을 올랐던 길을 되돌아가 통신탑들을 지나면 처음으로 나오는 하산길이 보인다. 그 길도 수원 둘레길이다. 이런 내리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하산길

하산하다 보면 미군의 통신기지 인 듯 보이는 미군 시설이 나타난다. 내부에 건물도 서너개 보이는데 역시 우회한다.

군 기지 우회로

미군 시설을 지나면 포장도로가 나오고 조금 내려오면 헬기장이 보인다.헬기장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보라색 수원 둘레길을 따라 걷는다.

미군 헬기장 옆길

헬기장을 지나면 나오는 수원 둘레길. 우리는 지지대 고개 방면으로 간다.

지지대 고개 방면으로 간다.

이 구간을 지나면서 빗방울이 조금 굵어졌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따라 올라오고 있었다. 비가와서 사진을 많이 찍지는 않았지만 이 구간의 길은 정말 걷기에 좋은 길이었다.

백운산에서 광교 저수지까지의 길은 수원 팔색길의 수원둘레길과 모수길이 이어진 구간인데 지금까지 걸어본 꽤 많은 길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길이다.

이 때도 제법 비가 많이 내려서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는데 이 구간은 모수길로 갈아탄 지점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수원 팔색길의 모수길은 다음과 같은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모수길 이정표

이 즈음부터 비가 제법 굵어졌다. 머리는 다 젖었고 옷도 젖어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길을 재촉하다 그만 길을 잘못 들었다. 영동고속도로 바로 위에서 갑자기 길이 좁아지고 이상한 로프(밧줄)이 있는 급경사로가 나타난다. 사람 한명도 지나가기 힘든 숲길이다. 카카오 맵과 네이버 맵 모두 동일한 등산로가 표시되어 있고 GPS 위치 상으로 분명히 일치하는데 아무래도 길이 이상하다. 비를 머금은 수풀을 헤치고 조금 내려가니 길이 없다. -.- 비는 점점 더 굵어져서 퍼붓기 시작하는데 다시 돌아가야 한다. 어디서 잘못 들어선 건지 모르겠다. 숲을 헤치고 가면서 물을 머금고 있던 잡풀에서 쏟아진 빗물로 등산화는 모두 젖어버렸고 걸음을 뗄 때 마다 등산화 속에서는 물소리가 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멀지 않은 곳에서 길을 찾을 수 있었는데.. 그 위치에서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이정표가 없어서 그냥 직진을 한 것이 원인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영동고속도로 아래를 지나 광교 저수지로 가는 데크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광교 저수지 근처에 오자 다행스럽게도 비가 그쳤다. 그 덕분에 이 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도로 아래로 지나온 영동고속도로가 멀리 보인다.

부지런히 광교 저수지 데크길을 걷는다. 이 길도 모수길 구간이다.

모수길 광교 저수지 구간

광교 저수지 뚝방길을 지나면 광교공원의 광교 공영주차장이 보인다. 드디어 광교산 – 백운산 일주 트레킹이 끝나는 순간이다.

광교공원과 광교 공영주차장

총 거리 17.4 km를 5시간 52분 18초에 걸었다. 휴식시간 모두 포함이며 총 소비열량은 2,794 kcal이다.

광교산 - 백운산 일주 트레킹 코스
광교산 – 백운산 일주 트레킹 코스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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