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2022년)에 걸었던 지리산의 성삼재에서 노고단 구간을 다시 걷기로 했다. 지난 번 트레킹은 거의~ 우중 트레킹이어서 노고단 정상에서의 풍경은… 그냥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올해는 제대로 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일정을 잡았다.
성삼재 휴게소
출발점 – 성삼재
노고단을 오르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성삼재 휴게소에서 트레킹을 시작하는 것이다. 행정구역상 구례군에 속해있는 지리산 국립공원 성삼재는 해발 1,102m이고 고개 정상에 휴게소가 있다. 그리고 휴게소에는 꽤 많은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는데 이 주차장에 주차한 다음 트레킹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쉽게 해발 1,507m의 노고단을 오르는 방법이다.

휴게소 앞에는 괘 넓은 주차장과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 그리고 편의점과 카페가 있다.

주말에 이 주차장은 오전9시면 만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8월의 중순에 접어드는 어느 날, 오전 9시 30분에 도착했음에도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지 못할 뻔 했다. 오히려 점심 이후에 도착하면 하산한 사람들이 산을 내려갈 때 빈자리를 노리는 것이 좋을 듯 싶기도 하다.
성삼재 – 노고단 트레킹
차를 주차한 다음 간단한 먹거리와 복장(?)을 챙기고 이 길을 따라 노고단 트레킹을 시작한다. 날씨가 작년 트레킹 때와는 달리 너무도 좋아서 상쾌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성삼재 – 노고단 트레킹을 시작할 수 있었다.

커피는 하산한 다음 마시기로 했다.
울창한 숲이 만들어주는 그늘을 즐기며 잘 닦인 임도를 따라 오른다. 경사는 완만하다.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오르던 중 팔순은 넘음직한 할머니께서 자녀들과 손주들과 함게 지팡이를 짚고 내려오시는 모습을 봤다.

길을 걷다 보면 빠르지만 힘든 지름길과 느리지만 힘이 들지 않는 편안한 길 중 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드린다.

우리는 느리지만 편안한 길을 선택했다. 작년 우중 트레킹 때는 힘들지만 빠른 길을 택했었기에 이번엔 반대로 편안한 길로 올라보기로 했다.
금새 무넹기에 도착했다. 무넹기에 도착하면 좋은 경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무넹기 이정표 옆에 조망점이 있다.

멀리 계곡에 점처럼 화엄사가 보이고 더 멀리에 굽이 굽이 으르는 섬진강이 보인다.
걷다 보면 두 번째 빠른길이 나온다. 사람을 고민하게 만든다.

내 기억에 이 길이 꽤 힘들었던 길로 기억된다. 완전 돌길에 경사도 꽤 급했다. 이 돌계단 길을 모두 오르면 노고단 대피소가 나온다. 우리는 처음 마음 먹었던 대로 오래걸리지만 편안한 길로 걷기로 했다. 단, 내려올 때 빠른 길로 내려오기로 했다.
어느 새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했다. 작년과는 달리 새로 리모델링이 진행 중 이었다. 아마도 최신식 대피소로 탈바꿈 하려는 듯 하다.

노고단 대피소를 지나 조금 더 가면 노고단 고개가 나온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노고단 고개까지도 빠른 길과 느린 길이 있지만 이 때는 빠른 길은 폐쇄 중이었다. 대피소 공사가 마무리될 즈음 빠른 길도 다시 열리지 않을까 싶다.

사진 오른쪽이 올라오는 길이고 멀리 보이는 산 정상부에 돌탑이 보인다. 바로 저곳이 노고단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 노고단 고개까지는 그냥 올라올 수 있지만 저 멀리 보이는 노고단 정상부는 사전 탐방예약이 필수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탐방로 탐방 예약을 하든… 현장에서 하든 예약해야만 올라갈 수 있다.
노고단 정상
이렇게 국립공원공단 직원이 입장을 통제하고 있다.

출입 게이트 오른쪽에 현장에서 예약할 수 있는 예약시스템이 보인다. 하지만 사전 예약을 꼭 하고 방문하시길 바란다.
게이트를 지나 오르면 키 큰 나무가 드문 초원이 펼쳐져 있고 멀리 진짜 노고단 돌탑이 보인다.

정상을 향해 오르면서 가끔 뒤를 돌아보면 정말 멋진 풍광이 의도치 않게 찍히는 경우가 많다.

이날은 오른쪽의 노고단 고개와 짝퉁돌탑. 그리고 왼쪽에 노고단 대피소가 보이고… 대피소 위쪽 더 멀리에 있는 성삼재 휴게소가 깨끗하게 보였다.
이제 마지막 정상을 눈앞에 두고 열심히 계단을 오른다.

드디어 노고단 정상이다.

정상에는 너른 공터가 있어 편하게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 선명하게 씌어 있는 “노고단 1507m”. 정상을 이렇게 편하게 오를 수 있다니. 그리고 지난 번 구름에 쌓여 아무것도 볼 수 없던 것에 비해 맑고 푸른 하늘이 보이는 것이 너무도 고마웠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구례방면. 멀리 섬진강이 보인다.

노고단 고개와 대피소의 모습

그리고 정상에 있는 진짜 돌탑의 모습.

이 돌탑의 유래는 삼국시대 신라의 화랑들이 심신 단련을 위해 노고단에 올랐을 때 조금씩 쌓았다고 전해지는데… 기단부 흔적만 남아 있던 것을 다시 쌓아올린 것이라 한다.
노고단 고개에서 노고단 정상을 오르다 보면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을 구분해 놓았다. 내려가면서 찍은 사진 한컷!

성삼재 – 노고단 트레킹 시간 및 거리
성삼재 휴게소에서 노고단 정상까지 왕복하는데 걸린 시간은 총 2시간47분이 소요되었다. 올라갈 때는 편안하고 쉬운길로, 내려올 때는 빠른 돌계단 길로 내려왔다. 총거리는 9.2 km 였다.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아 편안한 운동화만 신어도 충분한 트레킹 코스다.
사실… 슬리퍼 신고 온 사람도 보였다. ^^
2023년 8월 12일(토) 오전 9시43분 ~ 오후 12시31분
중학교시절, 비둘기호 밤차 타고 새벽에 구례에 내려 화엄사부터 걸어 올랐던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네요. 그 땐 성삼재도 걸어서 올라가던 시절이었는데…
이 글 보니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네요.
세상 정말 편해졌습니다. 저도 그렇게 한번은 올라보고 싶은데 반 쯤 평발에 저질 체력인지라~ 어려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