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정령치에서 만복대까지 왕복하는 짧은 지리산 트레킹을 계획했는데 우리가 KTX열차, 렌트카, 숙소까지 모두 예약한 날을 전후해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를 덮쳤다.
태풍 “카눈”은 우리나라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최초의 태풍이라서 큰 피해가 예상되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예상보다는 훨씬 작은 피해를 남기고 우리나라를 지나갔다. 그것도 우리가 지리산 트레킹 날로 잡은 바로 전날 말이다.
전주역우리는 계획대로 전주역에 도착해 예약해둔 렌트카를 집어타고 정령치로 향했다.
정령치
우리가 정령치 고개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하얀~구름이 드문드문 떠있는 정도의 비교적 맑은 하늘이었다. 무엇보다 구름 사이로 드러난 파란 하늘은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

정령치는 지리산에서 차로 올라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다. 성삼재 보다도 해발고도가 높은 1,172m의 높은 고개다. 남원의 주천면 행정복지센터를 출발해 약 12km 구간의 언덕길은 매우 험하며 운전 시 한눈을 팔면 안된다. 이 코스는 가을 지리산의 단풍을 조망할 수 있는 꽤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하다.
고개 정상부에는 휴게소가 있는데 우리가 도착하는 시점에는 리모델링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주차장에는 곧바로 백두대간 구간으로 올라가는 돌계단이 있는데.. 태풍으로 인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고 고개까지만이라도 올라가 보기로 했다.
언덕에 올라가지 백두대간 정령치의 이정표가 보였다.

여기부터 백두산까지 1,368 kim. 그리고 이곳의 고도는 해발 1,172m다. 우리가 애초에 계획으로 잡았던 지리산 만복대까지는 2.0 km만 걸으면 되는 거리다.
왼쪽이 만복대 방면인데… 만복대 방면은 확실하게 코스 진입이 금지되어 있다. 아마도 등산로가 이상 없다는 것이 국립공원 레인저에 의해 확인이 되면 통제를 해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쉬움에 절망(?)하고 있을 때 반대방면으로 고리봉까지만 다녀오자는 의견을 받아들여 왕복 2km 남짓의 고리봉까지만 다녀오기로 했다.
정령치 – 고리봉 트레킹
고리봉은 아래 지도에서 3번으로 표시되어 있는 지점이다. 이정표에는 약 800m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 걸어보니 1 km쯤 되는 거리다. 20분~25분 정도면 갈 수 있다.

고리봉으로 향하는 길.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매우 이질적이면서도 잘 어우러진다.

길은 그다지 험하지 않지만 깊은 숲길 구간이 길다.

때로는 돌길 그리고 짧은 급경사로도 있다. 고리봉까지는 900m 남짓 되는 것 같은데 다양한 스타일의 트레킹 코스다.

그리고 지리산의 마스코트(?)이자 맹수인 반달가슴곰을 만날 수도 있단다. 주의사항과 행동요령을 잘 기억하자. ㅎㅎ

정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점에 멋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바위가 있다. 셀카 한방 찍고 가실게요~~~

조망명소에서 지리산의 경치를 구경하며 잠시 쉰 후 다시 고리봉 정상을 향한다.

고리봉 정상은 1,305m 이다. 정령치가 1,172m이니 133m만 올라오면 고리봉 정상이다.

고리봉 정상에서 바라본 정령치와 만복대 방면 풍경이 정말 멋지다.

고리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방면. 사진 오른쪽 높은 산이 천왕봉이란다.

고리봉에서 바라본 장수군 방면. 왼쪽이 전라북도 남원이고 오른쪽 산너머엔 경상남도 함양이 있다.
출발점인 정령치로 향한다.

이 코스는 편도 1 km가 채 되지 않는 짧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를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달궁식당 앞 계곡에 발담그기 – 달궁계곡
정령치에서 만복대까지의 트레킹 또는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의 트레킹을 마쳤다면 아마도 출출함을 느낄 것이다. 이 때 맛난 식사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 있으니 바로 지리산 만수천의 달궁계곡에 즐비한 식당가다.
앞의 지도에서 4번으로 표시된 위치다. 만수천 달궁계곡은 구례방면에서 성삼재를 오르거나 남원방면에서 정령치를 오른 다음 고개를 넘어 가면 결국은 달궁계곡과 뱀사골(5번) 계곡으로 가게된다. 성삼재에서 내려온 자동차와 정령치에서 내려온 자동차는 861번 지방도로로 합류하게 되며 달궁계곡을 지나 뱀사골까지 갈 수 있다.
뱀사골까지 가기 전 달궁계곡에는 달궁식당이라는 꽤 유명세를 타는 식당이 있는데 그곳에서 식사를 한 다음 계곡으로 내려가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그날의 피로가 싹 가시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달궁계곡에 발을 담근 채 찍은 영상이 있어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