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좋은길]강화도 길상산 산행
- 여행과 사진
- 2023. 2. 11.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4번 째로 큰 섬이다. 그래서 제법 높은 산도 있다. 마니산, 고려산, 길상산 등 해발 400m를 넘나드는 산이 여러개 있다. 그 중에서 지난 번 올랐던 마니산 바로 옆에 있는 길상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길상산 근처에는 전등사가 있고 루지를 탈 수 있는 강화 씨사이드 리조트도 있다. 그리고 길상사에서 남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해안도로에는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들이 줄지어 있고 캠핑장과 펜션도 꽤나 많다. 그래서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오전 일찍 강화도로 들어오지 않으면 교통지옥을 맛볼 수 있다.
길상산은 그다지 높지도 험하지도 않은 해발 350m 남짓의 산이지만 해안가에 우뚝 솟아있는 산 답게 일부 구간은 발목의 꺽임이 꽤 심하다~싶을 정도의 급경사 구간도 있다.
우리가 출발점으로 잡은 곳은 KT&G강화수련관이다.
강화수련관 진입로에 잘~(?) 주차하고 입구로 들어간다. 이른 토요일 아침임에도 부지런하신 직원분이 낙엽을 치우고 계셨다. 수련관 입구로 들어서면 멀리 초록색이 칠해진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가 있는 곳이 등산로 입구다. 하지만 카카오맵이나 네이버맵에 이 구간은 등산로로 표시되지 않는다. 이 안내판이 있는 곳 계단으로 과감하게 올라선다.
등산로로 진입하면 등산로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등산로가 나온다. 그저 먼저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면 그곳이 바로 등산로다.
마니산도 꽤 바위가 많은 산인데 길상산도 이따금씩 "나도 험해, 우습게 보지마"라고 이야기하는 듯 하다.
오르다 보면 앞에 채석장처럼 깎인 암벽이 나타난다. 어찌보면 자연적으로 생성된 듯 하기도 하다. 카카오맵에는 "아만바히"라는 이름으로 표시된 지명이 나오는데 이곳이 아닌가 싶다.
이곳에 오르면 멀리서 보이던 암벽위에 공터가 나타난다. 누군가 일부러 만들어 놓은 듯 평평하다. 야생 캠핑에 딱???일 듯 하다.
그런데 이 공터에 진입하면 더 이상 오를 수 있는 길이 없다. 이 공터 직전에 오른쪽 조금 험한 길로 올라가야 한다.
바로 이곳이다. 국립공원 같이 잘 정비된 등산로만 올랐던 우리는 덜컥~ 긴장이 된다. 이런 험한 등산로를 오르다가 길을 잃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된다.
이곳 부터 급경사로가 한동안 이어진다. 아직은 지도상에 표시된 공식적인(?) 등산로가 아니다. 숨을 몰아쉬며 한동안 오르다 보면 능선에 오르게 되고 제법 잘 다져진 등산로가 나타나는데 좌회전 하면 치마바위인 듯한 커다란 바위가 나온다.
숨을 고른 뒤 이 능선의 오른쪽으로 우회전하면 길산산의 주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보인다.
주 능선까지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우리는 치마바위 방향에서 왔다.
이제 길상산 정상으로 향하는 주능선을 걷는다. 나는 이런 능선길을 걷는 것이 참 좋다. 하지만 이런 능선길을 걷기 위해선 힘겹게 산을 올라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길상산에는 낙엽이 정말 많다. 그리고 상수리라 부르는 도토리 사촌도 참 많았다. 지금은 구별하지 않고 모두 도토리라 부른다.
어느 구간은 소나무가 많기도 하다.
능선을 걷다 보면 정상을 오르게 된다. 길상산의 정상부다.
길상산에는 정상석 대신 정상목이 세워져 있었다. 해발374m의 길상산 정상 표지목.
길상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남서쪽 전경. 간척지 논 건너에 보이는 산 너머가 동막해변이다.
그리고 저 산이 마니산의 끝자락이다. 정수사와 함허동천이 있는 곳이다.
정상에는 안전하게 전망을 조망할 수 있도록 약간의 데크가 만들어져 있다.
잠시 숨을 돌리며 전망을 살핀 다음 하산길에 접어든다. 우리는 치마바위 쪽에서 올라온 다음 선두4리 쪽으로 내려간다. 걸어온 바로 그길로 내려가는 것은 우리가 산을 오르거나 걷기를 하면서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다. 우리가 내려가는 방향은 가천 길대학 강화캠퍼스 방향이다.
때로는 완만하고 때로는 급경사의 낙엽쌓인 등산로를 따라 하산한다.
낙엽이 정말 많이 쌓여있다. 이 낙엽들이 겨울에 모두 풍화되고 분해되어 표층에 흙이 되어야 하는데 산성비와 공해로 인해 낙엽을 분해해줄 곤충과 유익균들이 너무 많이 사라져서 낙엽이 다음해가 되어도 너무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에 가천대학교의 건물들이 보인다.
대학교의 교내 도로로 내려가면 길상산의 하산이 완료된다. 교내 도로를 따라 내려와 정문으로 나간다.
가천대학교 진입로를 내려오면 강화도를 일주하는 해안도로가 나온다. 강화군 해안남로다. 이 해안남로를 따라 KT&G 수련관 쪽으로 걷는다.
도로 우측에 자전거와 보행자가 걸을 수 있도록 충분한 보행로가 확보되어 있어 걷기에 무척 편하다. 도로 왼쪽이 해안가인데 해안쪽으로 내려가면 강화나들길 8코스가 있다.
이 도로를 따라 가천대학교 강화캠퍼스에서 KT&G 수련관까지 약 1.3 km 정도를 걸어가면 된다. 평균 보행속도로 20분 남짓 걸린다.
하지만....
커피 볶는집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하.하.하.
예전에 드라이브를 왔다가 들렀던 로뎀트리 카페에 다시 들러 따뜻한 라떼와 요즘 유행하는 소금빵 하나를 먹기로 했다.
코로나 시국에도 폐업하지 않고 오히려 리모델링을 했다. 더욱 깔끔해진 카페에서 강화의 남쪽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한잔으로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
총 5.3 km의 구간을 딱~ 2시간 동안 걸었다. 단 쉬고 커피마신 시간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걸은 시간이다.
길상산 산행코스는 다음의 지도를 참고하자. 카페 로뎀트리는 후애돈대 옆에 위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