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정보, 즉 개인정보가 새어나가는 것은 몇살때부터 일까.. 정답은 0 (zero) 살 때부터 인것 같다. 내 두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때 어디까지 기재했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출생신고서의 빈칸을 모두 채워 신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빈 칸의 내용을 보면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적인 정보까지도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1. 혼인중 태어난 아기인지 혼인외 출생한 아기인지

2. 임신 몇주만에 태어났는지

3. 체중

4. 쌍둥이인지 아닌지

5. 부모의 학력

6. 부모의 직업 (주된 일의 종류와 내용)

7. 실제결혼생활시작일(실제 동거 시작일)

8. 엄마의 총 출산아 수 (이 아이까지 (  )명 출산 (  )명 생존, (  )명 사망


아기의 체중은 왜 궁금할까....  아기 옷도 하나 안사주면서...

혼외자인지 왜 궁금할까.. 갑자기 채동욱 경찰청장의 혼외자로 지목받은 아이가 생각난다. 그 아이가 혼외자인지 이걸 보고 알았을까 싶다.

부모의 구체적인 직업은 왜 궁금할까...

음..동거 시작일은 도대체 뭐하러...??????

헉..엄마의 총 출산아 수??



이쯤되면 이건 단순한 개인정보가 아니라 사생활 침해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어도 무방할 듯 하다.


요즘엔 그래도 젊은 이들의 사고가 깨어 있어 이런 민감한 정보는 기재하지 않고 출생신고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신고서에는 무시무시한 문구가 적혀있다. 새가슴인 사람은 무서워서 그냥 주욱~~다 기재한다고 한다. 


뭐라고 적혀 있는고 하니...


"통계법, 제 32 조 및 제 33조에 따라 성실응답 의무가 있으며 개인의 비밀사항이 철저히 보호되므로 사실대로 기입하여주시기 바랍니다."


음.. 사실일까?? 과연 철저히 보호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받고 있는 그 아이의 혼외자 출생 여부는 어찌 안것일까? 철저히 보호된다는 것은 결국 어떠한 미사여구로 치장해도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일단은 통계법 32조와 33조를 찾아보았다. 

다음은 온라인법령집에서 찾아본 통계법 32조와 33조다.



일단 국가의 통계조사에 대한 응답자의 의무를 기재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에도 성실의 의무는 지우고 있으나 구체적인 "성실"이 어느수준까지 인지는 기재하지 않고 있다. 과연 아이의 "혼외자 여부"나 "부모의 동거시작일" 과 같이 수치심까지 유발할 수 있는 내용도 성실하게 답하여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현재의 개인정보보호 추세로 본다면 이와 같은 질문엔 답하지 않아도 형사법/사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래서 과연 기재하지 않을 경우 어떤 처벌이 있는지 시행령을 봤다. 그런데 32조에 대한 위반에 대한 처벌조항은 없고 대부분 통계조사자에 대한 처벌조항이 대부분이며 위의 정보처럼 민감한 개인정보 수집에 대해 거부하였을 경우에 대한 처벌은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정확한 통계의 명칭과, 통계 작성기관 명칭, 통계작성 승인번호, 통계작성 협의 번호등을 적어야 하며 국가통계승인 마크를 표시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출생신고서 어디에도 그러한 정보는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즉 출생신고서에 민감한 개인정보를 기재하도록 한 것은  "불법적인 개인정보 수집"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설사 출생신고시 민감한 개인정보에 대한 수집을 허가받고 위의 과정을 거쳤다 하더라도 그 사실을 정보제공자에게 고지하지 않은 것, 그리고 개인정보보호법에 명시된 것처럼 수집된 개인정보의 사용처와 보유기간, 거부시 불이익 등에 명시하게 되어 있고 위반할 경우 과태료도 물도록 되어 있다. 비록 통계법에 의해 수집되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처리하게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과연 이렇게 사적이고 민감하며 유출될 경우 개인에게 피해가 갈 것이 자명한 은밀한 개인정보의 불법적 수집도 통계법에 의해 보호되는지 의문이다.


사실..앞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너무도 사적인 내용이어서 보호되어야 할 내용임이 자명하다. 절차의 불법성 여부를 따지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의 내용이 아닌가?


그런데 더 웃긴건 이런 정보를 기재하지 않고 출생신고를 한다는 것에 대해 통계청 직원들이 "과태료"를 물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는 점이다. 너무도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고 시대의 변화와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무지한 것 아닌가 싶다. 다른 기관도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의 엄청난 개인정보를 보관하고 있을 통계청이 말이다.


하여튼 중요한 것은...


출생신고시 은밀한 사생활은 기재하지 않아도 관계 없다는 것이다. 궂이 강요한다면 싸워라..!!

때론 진상이 되야할 때도 있는 법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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