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맥북에어를 내어 놓았을 때….
기가 막혔다.
어떻게 노트북을 저렇게 얇게 만들었을까? 싶었다. 적어도 CPU의 클럭이 2Ghz를 넘나들면 제아무리 저전력 CPU라 하더라도 CPU 자체의 발열과 램의 발열, HDD발열은 물론 너무도 가느다란 배선을 따라 흐르는 전류에 의해 발열이 있게 마련일진데 (내가 이래봬도 전자 전공인데.) CPU 메모리…게다가 HDD의 모터..무선랜… VGA… 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어떻게 감당하나 의아스러웠다. 전류가 흐르는 배선의 굵기가 나노미터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배선이 가늘면 가늘 수록 발열은 심해질 수 밖에 없는데 도대체 열 배출은 어떻게 해결하나 싶었다. 하지만 그런 호기심도 잠시 뿐 내 기억에서 맥북에어는 지워져갔다.
그리고 최근들어 내가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에이서(Acer)의 TravelMate 8481G가 자꾸 말썽을 부려서 교체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회사의 규정인 4년 사용(사실 좀 너무한 규정이다.)년한 도 지났으니 교체엔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서칭을 시작했다.
그런데..아뿔싸..
4년 사이에 노트북의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나 보다. 예전보다 선택의 폭이 확~줄었다. 태블릿이 노트북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음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아무리 외근이 많아도 가상머신 두개쯤 돌릴 수 있어야하며 PT와 제품시연을 수시로 해야하는 업무 특성상 덩치가 너무 작은 태블릿이나 키보드와 본체가 분리되는 스타일은 배제해야 했다. 그리고 CPU는 i5 이상에 메모리도 8G 이상되어야 하고 HDD도 256G는 돼야 했다. 그리고 이동이 잦은 만큼 무게도 가벼워야 했고…
그런데..
그런 모델을 찾기가 힘들다. 무게가 가벼우면 메모리와 HDD가 문제고 메모리와 HDD가 해결되면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결국 HDD를 포기하기로 하고 서칭을 했고 결국 LG의 그램 14인치 모델로 낙점할 수 밖에 없었다.
LG 그램 14Z950-GX58K
LG의 그램 시리즈는 노트북의 무게를 더 이상 kg이 아닌 g(그램) 단위로 표현하면 된다는 의미에서 그램이라는 명칭으로 한듯 하다. 이 14인치 모델인 LG 그램 14Z950은 마치 맥북에어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뜨릴 만큼..아니 맥북에어가 부럽지 않을 만큼의 날씬한 두께를 자랑한다.
이 14Z950-GX58K 모델은 14Z950-GT58K와 하드웨어는 완전하게 동일하다. 다만 Windows 8.1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모델이 GX58K 모델이다. 운영체제는 별도로 구매하든가 아니면 알아서~~~ 설치해야 한다.
LG 그램 14Z 시리즈는 14인치 IPS LED임에도 베젤이 얇아서 실제 크기는 그다지 커보이지 않는다. 다만 키가 너무 작고 문서 편집 시 많이 사용하는 Home 키가 Fn키와 함께 눌러야 하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일단 스펙을 보면…아래와 같다. 아래는 GT58K의 스펙표다. 운영체제만 빼면 동일하다.
Display가 IPS인 것은 마음에 든다. 에이서의 구린 LCD를 4년동안 바라보다 LG의 IPS디스플레이를 보니 환상적이다. IPS 중에서도 뛰어난 모델이라서 OLED 바로 전단계의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VGA는 인텔의 HD5500이다. 그래서 4K UHD 동영상까지 무리없이 재생이 가능하다고 한다.
CPU는 i5-U5200 (5세대 코드명:브로드웰)다. 그리고 U 가 붙은 모델이 저전력 모델이다.
그리고 메모리가 기본적으로 8G Byte가 장착되어 있다. 다만 확장은 불가능하다. 장착된 메모리는 저전력(L) DDR3L-1600이다.
배터리는 리튬폴리머로서 LG화학의 제품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량은 위 표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36Wh (3600mAh)의 용량이다. 실제로 배터리로 사용해보면 5시간 ~ 6시간 정도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표시된다. 그리고 아쉽게도 배터리는 본체에 내장되어 있다.(뜯지 않으면 분리가 불가능하다.)
무게는 가히 독보적이다. 충전 어댑터를 포함해도 1102g이고 본체만의 무게는 948g이다. 위 표에는 980g 이라고 되어 있는데 리뷰사이트에서 실제 측정한 무게가 948g 이다.
외부 인터페이스 중에서 아쉬운 것은 USB 포트의 개수다. 좌우에 각각 1개씩만 꼽을 수 있다. 그리고 SD카드리더는 없고 MicroSD만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이더넷(랜) 포트는 MicroUSB포트에 젠더를 꼽아 연결하여야 한다.
아쉬운점
1. 발열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두께가 얇은 노트북일 수록 내부에 공기가 순환할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진다. 이는 기본적으로 공랭식인 노트북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두께가 얇은 노트북일 수록 내부의 공기흐름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설계해야 한다. 당연히 발열 자체를 줄이기 위한 저전력 CPU와 메모리 등을 장착해야하는 건 기본이다.
이 노트북은 저전력 부품은 적용했지만 내부의 설계가 아직은 효과적인 열처리에 이르지 못한 듯 하다.
일을 조금 시키면 키보드 상단 중앙 부분(LG로고 아래부분)이 상당히 뜨뜻~~해진다. 당장은 모르겠지만 1년 이후가 조금 우려스러울 만큼..그래서 CPU의 클럭을 제한했다. 제한하는 방법은 다음 화면대로 따라 하면된다.
배터리 사용시와 전원사용시 최대프로세서의 상태를 80%로 설정하여 제한했다. 확실히 발열은 줄어들었다. 이 설정은 배터리를 사용할 때, 전원을 사용할 때 각각 CPU의 최대 클럭을 80%까지만 사용하라는 의미다. CPU는 클럭에 맞춰 동작한다. 동작이 느려지면 발열은 당연히 줄어든다.
이 설정의 동작을 확인하고 싶다면 CPU-Z를 실행시켜 놓고 Core의 클럭(clock)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면 된다. 100%로 설정해두고 브라우저를 실행해보면 클럭이 2000 MHz(2GHz)를 훌쩍넘어간다. 하지만 80%로 설정해보면 2000MHz를 넘기지 않는다.
더 낮출 수도 있지만 그건…. 바보짓이므로 하지 않는다. ^^
2. 탐색기 실행 시 딜레이
탐색기를 실행하면 아래와 같은 창이 즉각적으로 떠야 한다.
그런데 장치 및 드라이브 부분의 기기 목록이 매우 늦게 뜨면서 탐색기의 실행 시간을 지연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문제는 서비스관리자에서 다음의 두 서비스를 중지한 뒤 “사용안함”으로 체크를 하여 해결했다.
이 홈그룹 서비스에 버그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하드디스크를 읽는다는 소문(?)도 있다.
3. 무선랜 접속 시 지연 및 끊김 문제
이 문제는 현재 해결된 것일 수도 있는데… 만약 증상이 나타난다면 다음과 같이 최신 드라이버를 다운받아 설치하길 바란다.
이 문제는 인터넷 공유기가 802.11ac를 지원할 경우 Intel AC7260 드라이버의 버그로 인해 끊김 밎 지연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유기를 802.11b/g/n 지원으로 설정을 변경하면 문제는 나타나지 않지만 무선랜의 속도가 54Mbps로 제한이 발생하게 된다.
드라이버를 업데이트 한 뒤에는 문제가 사라졌다.
그 외에도 아직 원인을 찾지 못한 문제도 있다. 바로 USB3.0 포트다. 아직은 USB3.0기기가 하드디스크 독 한가지 밖에 없어 충분한 테스트를 하진 못했지만 HDD 독에 HDD를 꼽고 USB3.0포트에 연결하면… 얼마 못가 인식됐던 HDD가 인식 오류를 발생하는 것이다. HDD 독은 그냥 두고 HDD를 바꿔도 문제는 동일하게 발생하고 있다.
반면 USB2.0을 지원하는 외장하드를 꼽으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아마도 USB3.0 드라이버의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아직은 잘 모르겠다.
아직은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지만 결론적으로….
LG 그램 14인치 시리즈 노트북은 무게와 디스플레이 그리고 배터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본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 노트북이다. 이제 고장없이 오래…버텨주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