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포털사이트에서 조선일보나 중앙일보의 기사를 접하게 되면 분노의 빡침이 느겨질 때가 많지만 그것은 개인적인 정치적 성향이나 사상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블로그에서 비난하지는 않으려 한다.
그렇다면 과연 조선일보나 중앙일보는 정치적인 성향이나 사상의 차이를 제거하고 볼 때 과연 공정한 언론인가…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고 싶어졌다.
언론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특정 사안에 대한 기사를 작성할 때 중립적 입장에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분석한 후 작성되어야 한다.
그래서… 도서관에 비치된 어제(2019년 2월 8일)와 3년 전 같은 날의 중앙일보 기사를 비교해 과연 3년전과 현재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이 포스트를 쓰는 시점에서는 북미간 핵협상을 위해 미국의 비건 이라는 사람이 평양에 2박3일간 방문해 구체적인 핵폐기 방안과 종전 및 대북제제와 관련된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뉴스가 수많은 국내 및 국외 언론에서 Top뉴스로 다뤄지는 시점이었다.
먼저 어제 즉 2019년 2월 8일 중앙일보 1면이다.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중앙일보)
1면 TOP 기사의 제목은 “49세 공황장애 실직 빈곤 15년 시작됐다” 이다. 조금…아니, 매우 비관적인 기사다. 그리고 문득 과연 이 기사가 한 국가의 대표 신문사로서 1면 TOP 기사에 적합한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런 기사를 1면 TOP으로 배치할 만큼 그 내용은 적합한가 궁금해서 읽어봤다.
하지만 내용은 49세 김모씨(여)와 63세 김모씨(남)의 어려웠던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와 그로 인해 얻은 질병 그리고 그들에게 주어지는 정부차원에서의 복지가 매우 부족하다는 기사였다. 그냥 저소득층이 살기 어렵다는 기사였다. 이런 이야기는 어제,오늘 이야기도 아니고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현상임에도 중앙일보는 궂이 1면 TOP기사로 이 내용을 실었다.
그리고 타이틀의 공황장애는 49세 김모씨의 질병이었으며 15년 빈곤은 49세 김모씨에게 공황장애가 처음 발생한 때 였다. 즉 “현재 49세 김모씨에게 15년 전 공황장애가 발생하여 15년 간 빈곤 속에 살았다.”를 줄여 49세 공황장애 실직 빈곤 15년 시작됐다” 고 쓴 것이다.
난 제목만 보고 “우리 사회에 무슨 큰 문제가 생겨 앞으로 15년 동안 빈곤해진다”는 기사인가 싶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오해하지 않을까 싶다.
하여튼… 한 나라의 중앙 일간지 1면 TOP기사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기사였다. 사회면 두번째..정도로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중앙일보가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게다가 과연 저 49세 김모씨와 63세 김모씨가 실존 인물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었다.
두번 째 기사의 제목은 “이해진. 김택진, 문 대통령 만나 ….” 다. 내용은 벤처 기업인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여러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이야기다. 그 중에는 주52시간 근무제도가 벤처기업에 “규제”로 작용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근로자 입장에서의 주52시간 근무제도에 대한 입장은 쓰여있지 않았다.
요즘.. 정치적인 이슈, 국제적인 이슈도 많은데 중앙일보의 1면 기사는 그냥 국내 소식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도 모두 저소득층의 질병과 빈곤 그리고 벤처기업의 정부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언급하는 기사다. 언제적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국내 경기가 암울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일까 ?
하여튼 한 나라의 중앙 일간지로는 적합하지 않은 1면 기사 배치라고 단언할 수 있겠다.
그럼 2면을 보자.
역시나 2면에도 어제, 오늘 최대 이슈인 평양에서의 미국과 북한의 제2차 북미회담 협상에 대한 기사는 일절 배치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렇게 국제적인 빅~이슈를 중앙일보는 1면과 2면에 전혀 배치하지 않고 있을까?
북미 핵협상보다 인도의 벤처기업 육성책이 중앙일보에게는 더 큰 기사거리인가?? 도대체 왜??
아무리 객관적으로 평가하려 해도 이건 봐줄 수 없다. 대형 언론사로서 낙제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북미 핵 협상을 기사로 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의도로 배제하는 것일까? 이 포스트를 보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생각해보기 바란다.
그렇다면 3면엔???
헐…. 역시나 없다. 북미의 핵협상도, 대법원의 사법비리 관련 기사도 중앙일보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4면은 ?
중앙일보는 무슨 저소득층을 대변하는 복지 신문인가? 신기할 정도로 정치, 경제, 국제 기사는 없다. 오로지 빈곤층의 어려움, 벤처의 어려움에 대한 기사만 쏟아낸다.
더 보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마지막 5면이다.
역시나 빈곤층에 대한 이야기다.
중앙일보의 5면까지가 온통 빈곤과 질병에 대한 뉴스다. 외국사람이 이 신문을 본다면 대한민국은 빈곤과 질병에 허덕이는 나라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3년 전… 중앙일보엔 어떤 기사가 1면에 실렸을까? 과연 3년 전에도 빈곤층의 삶의 어려움을 극적으로 부각시키는 기사를 실었을까? 중앙일보 홈페이지의 기사 검색 기능을 이용해 검색해 봤다. 하지만 3면까지만 검색이 된다. 4면 부터는 “돈”을 내란다.
먼저 2016년 2월 12일(금)요일 1면이다. 2월8일은 설 연휴로 휴간이어서 연휴 끝의 금요일 신문을 검색해 봤다.
오옷…전혀 딴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 폐쇄를 선언하자 북한이 맞대응한 개성의 남측 자산 동결 선포에 대한 기사다. 담담하게 북한의 대응을 기사화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비판이나 북한의 남측자산 동결에 대한 비난도 없다. 그저 담담하게 팩트만을 전했다.
빈곤층의 질병과 기아, 그리고 삶의 팍팍함에 대한 기사는 없었다. 하긴 개성공단 폐쇄가 얼마나 큰 빅 뉴스인데..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기사를 누를 수는 없다는데 동의한다.
1면 두번 째 기사도 같은 맥락의 내용이다. 1면 모두를 할애했다.
이제 2면을 보자.
역시나 2면도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된 내용이다. 어제자 중앙일보와는 다르게 사회적 약자인 빈곤층에 대한 질병과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기사는 1면과 2면에 한글자도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이렇게 다를까 싶다. 최근의 미국과 북한의 핵폐기 협상이 개성공단 폐쇄보다 작은 이슈가 아닌데 왜 어제뉴스에는 전혀 보도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 이유가 매우 궁금하다.
그렇다면 3면에는 우리나라 서민층과 빈곤층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기사가 자리하고 있을까?
3면도 역시 개성공단 이야기다. 하지만 조금 다른건 개성공단 폐쇄가 북한의 외화 돈줄을 끊는 효과가 있다는 기사다. 하지만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영위하던 중소기업들이 망하게 생겼다는 이야기는 언급되지 않는다. 어제의 중앙일보에서는 벤처기업이 정부규제로 인해 어렵다…를 강조하던 중앙일보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논조다.
아쉽게도 4면 부터는 보려면 유료회원에 가입해야 했기에 여기까지만 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어제와 3년 전의 중앙일보.
결론적으로 내 생각을 언급하자면 중앙일보는 언론사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제 중앙일보의 기사를 보면 현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국제적 이슈이자 우리나라가 굵직하게 얽혀있는 북핵폐기 실무협상은 물론이고 사법농단과 자유한국당에서 시작된 국회 마비에 대한 기사가 1면부터 5면까지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그 자리를 빈곤층의 질병과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서만 자극적으로 쓰고 있었다.
이런 중앙일보의 기사 게재 행태는 특별한 목적이 없다면 있을 수 없는 극단적인 주요 이슈에 대한 회피다. 그리고 회피의 목적이 북핵폐기로 시작되는 한반도 평화정착, 중앙일보와 정치적 성향이 일맥상통하는 자유한국당의 망가진 모습, 그리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 대표되는 사법농단에 대한 기사를 게재하지 않음으로서 독자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기 위함에 있음을 미루어 짐작케 한다.
3년 전과 너무도 달라진 중앙일보의 어제(2019년 2월 8일) 자 지면…
조금은 충격적인 중앙일보의 지면이었다. 3년 전과 유사한 점이라면 3년 전엔 1면부터 3면까지 온통 개성공단폐쇄에 대한 기사였었고 어제는 온통 서민들과 빈곤계층이 죽지못해 산다는 투의 기사였다.
중앙일보가 자기들이 원치 않는 이슈는 애써 외면하며 뜬금없는 기사들로 1면 부터 5면까지를 채워가는 모습은 마치 자폐아가 스스로를 사회와 단절시킨 채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자폐아와 같은 정신질병에 걸린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다.
자폐아 가득찬 언론은 절대 공정한 언론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