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혹은 수도권에 살면서 남해로 떠나는 여행은 큰맘먹지 않으면 감행하기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즈음에 위치한 정말 애매한 위치에 있는… 섬으로만 이루어진 남해군의 여행은 더 어려운게 현실이다. 다섯시간 가까운 시간을 운전해서 가거나 KTX를 타고 순천까지 간 뒤 렌트한 차를 끌고 한시간 반을 더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남해군이다.
하지만 남해군에는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여러 관광지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금산 보리암이다. 예전엔 송광사라 불렸기에 나이 지긋한 분들은 보리암보다 송광사라 해야 알아듣는 경우도 있다.
보리암은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있을만큼 오래된 천년고찰이다. 게다가 남해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해발700m의 금산, 도대체 여기에 어떻게 사찰을 창건했을까 싶을만큼 절경인 기암절벽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보리암 인근에는 1박2일에 나와 유명해진 금산산장이 있다. 금산산장에서 해안절경을 보면서 라면과 김치전 그리고 볶음밥을 먹는 인증사진이 인터넷에 넘쳐난다.
남해 금산 보리암을 오르는 가장 쉬운 코스
남해 금산을 오르는 코스는 여러 코스가 있지만 가장 손쉬운 코스는 한려해상국립공원 복곡탐방지원센터가 있는 복곡2주차장까지 자가용을 이용해 오르고 약 1km 정도만 걸어 올라가는 코스다.
다만 복곡2주차장이 만차가 되면 복곡저수지에 위치한 복곡1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셔틀버스(마을버스)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복곡1주차장에 주차하지 않고 차량 대기줄에 서 있다가 한대가 내려오면 한대를 올려보내 주므로 그때 올라가도 된다. 우리는 무작정 기다리는 것을 너무도 싫어하므로 이른 아침 복곡2주차장에 도착했다.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이미 꽤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주차장 한쪽 끝에는 복곡탐방지원센터와 보리암 매표소가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사찰인 금산 보리암은 보리암을 구경하지 않고 금산 정상만 올라가는 등산객에게도 차별하지 않고 입장료를 받는다. 그러므로 금산과 금산산장을 둘러본 뒤 보리암도 꼭 구경하길 권한다.
복곡탐방지원센터에서 정상 인근 기념품 판매점이 있는 공터까지는 잘 포장된 도로를 걷게 된다. 700m 정도 되는데 완만한 경사로를 걷게 된다.

잘 포장된 걷기좋은 길이 금산 주 능선에서도 이어진다.

중간에 전망대가 있는데 남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하늘이 맑지 않은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멋진 풍경이다.

저~ 아래가 우리가 1박을 한 상주은모래해변이다.
기념품 판매점이 있는 공터에 들어서면 멀리 기암절벽에 있는 보리암을 이루고 있는 작은 암자가 보인다.

공터에서 보리암으로 가기 위해서는 계단길을 내려가야 하고 아침식사를 하기로 한 금산산장과 금산 정상은 더 올라가야 한다. 우리는 갈림길에서 금산산장 쪽으로 향한다. 금산 산장까지는 300m 정도 된다고 표시되어 있다.
금산산장에서 아침을 먹기 위해 계단을 오른다.

다시 금산 정상과 금산산장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배가 고프니 금산산장으로 향한다.

또 나오는 단군성전과 금산산장의 갈림길을 지나 100m 정도 내려가면 드디어 금산산장이 나온다.
금산산장
갈림길에서 금산산장까지는 내리막길이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보면 뜬금없이 민가처럼 생긴 주택이 나온다.

금산산장은 국립공원의 공식 산장은 아닌듯 하다. 개인이 하는 산장인듯 한데 예전엔 숙박도 가능했다지만 지금은 숙박은 불가하고 컵라면, 김치전, 복음밥 등 간단한 식사만 가능하다.
메인(?) 건물에서 할머니 두분이 기거하시면서 이른 아침부터 영업을 하고 계신 듯 하다.

금산산장에 도착한 시간이 일요일 아침 8시30분 쯤이었는데 이미 식사를 하고 있는 여행객들이 있었다.
테이블은 5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명당자리는 이미 한 가족이 차지하고 있었고 마침 비어있던 옆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복음밥 1인분과 사발면 하나.
이 테이블 왼쪽이 인터넷에 인증사진이 많이 올라오는 가장 명당자리다. 멋진 풍경을 보면서 먹는 라면의 맛이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말로 설명해줄 수도 없다. 그저 미안할 뿐이다. 나만 해봐서…
금산산장 입구.

아침을 먹었으니 이제 금산 정상으로 향한다. 왔던 길을 200m 쯤 되돌아 올라가면 금산 정상과 금산산장 그리고 보리암으로 갈 수 있는 공터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정상으로 향한다. 대나무 숲을 오른쪽에 끼고 걷는 길이다.
걷다 보면 특이한 나무 한그루를 보게 된다. 사철나무인데…바위에 착~~붙어 자란다.

조금 더 걸어가면 화강암 바위들이 즐비한 구간을 오르게 된다.

정상이 가까워졌다는 증거다. 얼마 오르지도 않았는데..
금산 정상
금산을 오르는 영상을 찍어봤다.

금산 정상에서 바라본 동쪽 방면…

정상엔 커다란 화강암 바위들이 드러나 있다. 이걸 산 아래로 밀어 굴리는 상상을…. 하지말자.

굴리지는 말자.

정상에서 사진도 찍고 풍경도 감상했다면 공터까지 내려가야 한다.

금산 보리암
기념품 판매점이 있는 공터에서 보리암으로 내려가는 길.

얼마 가지 않아 보리암이 나타난다.

보리암은 기암절벽에 위치한 해수관음상이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의 사찰이다.

우리나라에 네곳만 있다는 해수관음상. 별 의미가 있는건 아니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관음상이라는 뜻이다.

일요일 아침부터 많은 분들이 불공을 드리고 있다. 그런데 불교는 기복신앙이 아니다. 불교는 “진리를 깨달아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 되라”는 가르침을 내리는 신앙이다.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주는 신앙이 아닌데… 모두가 자기의 복을 빌기위해 사찰을 찾고 불교에 발을 디딘다. 부처님도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주시지는 않는다. 오히려 꾸짓지 않으실까 싶다. 아..오해는 마시라 내 종교인 가톨릭도 마찬가지다. 예수님도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주는 그런 신이 아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약자와 원수를 위해 기도하라는 가르침을 주셨지 “네 소원을 들어주겠다” 하신적은 없다. 하느님이나 예수님이 소원을 들어주신다는 목사님이나 신부님이 계시다면 그분들은 명백히 “사이비”이거나 일단 종교에 발을 디디게 하려는 포교수단일 뿐이다. 명심하자.
보리암이 얼마나 험한 산 정상부에 세워졌는지를 보여주는사진. 멋진 우리 조상님들!!

절벽 동굴(?)에 계신 부처님.

보리암에서 바라본 남해바다.

남해바다. 하늘이 조금 더 맑고 푸르렀다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멋진 신라 고찰 보리암을 사진에 담는다.

남해 금산 탐방로 안내.

붉은색 동그라미가 있는 “현위치”가 복곡제2주차장에서 700m 지점인 공터(기념품 판매점이 있는 공터)다. 이 공터를 중심으로 보리암은 100m, 금산 정상은 250m, 금산산장은 500m 정도 떨어져 있다. 조금 경사가 있는 것을 감안해도 세 지점간을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내외다. 노약자만 아니라면 부담없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거리다.
다만 금산탐장지원센터나 두모계곡입구에서 올라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 두쪽에서 올라오는 길은 등산로다. 그리고 경사도 꽤 심할 듯 싶다. 최소 1시간 이상 등산로를 걸어 올라와야 한다.
8시쯤 복곡제2주차장에 도착하여 세곳을 모두 둘어본 뒤 주차장으로 돌아오는데 걸린 시간이 2시간 30분 정도다. 물론 금산산장에서의 식사시간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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