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PC 조립을 취미처럼 즐겼다.
CPU, 램, 메인보드, 쿨러, 파워서플라이, 케이스, 하드디스크 등을 직접 주문해 하나하나 조립하고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것은 꽤 큰 재미였다. 그 과정에서 PC내부의 다양한 부품들의 규격과 차이를 세세하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노트북을 주로 사용하게 되면서 PC를 내 손으로 직접 조립하는 일은 사라졌다.
최근에 미술을 전공하고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하는 조카의 컴을 모 PC 판매 사이트에서 주문해 줬는데… 사용 중 램이 모자라는 사태가 벌어졌다. 나중에 램이 부족하면 램은 더 꼽으면 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램을 주문하기 전에 PC 메인보드가 얼마나 많은 램을 수용하는지를 확인했는데… 이런… 32 Giga Byte가 한계다. -.- 메인보드에 램 소켓이 몇개 인지… 메인보드의 최대 지원 램 용량이 얼마인지를 미처 확인하지 않고 주문했던 것이다.
만약 램이 모자라면 32 Giga Byte램 두개를 주문해 64 Giga Byte로 맞추고 16 Giga Byte 램 2개를 중고로 팔려했는데 메인보드까지 바꿔야할 상황이 된 것이다.
어쨌든 최소 비용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줘야 하니… 128 Giga Byte를 지원하는 메인보드와 32 Giga Byte 램 4개를 주문해 직접 메인보드와 램을 교체하는 업그레이드를 하기로 했다.
여러조건을 따져 선택한 메인보드는 바로 GIGABYTE Z390M GAMING 메인보드다.
그 조건은 3가지다.
현재 사용중인 CPU인 Intel i5-9400F의 LGA 1151v2 소켓 규격을 지원할 것
LGA 1151v2 규격의 소켓은 인텔 코어i 시리즈 8세대와 9세대 CPU(커피레이크)를 꼽을 수 있는 메인보드의 CPU 소켓 규격이다. 즉 코어i 시리즈 10세대 CPU는 꼽을 수 없다. 코어i 시리즈 10세대 CPU(아이스레이크)는 LGA 1200 소켓 규격의 메인보드를 구입해야 한다. CPU 모델명인 9400F에서 F는 CPU 내장 그래픽인 Intel HD Graphics 그래픽 칩셋이 동작하지 않도록 하여 가격을 낮춘 모델임을 뜻하는 것이다. 외장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예정이라면 F가 붙은 모델을 구입하는 것이 보다 저렴하다. 물론 그래픽을 제외한 나머지 성능은 F가 붙은 모델과 아닌 모델이 동일하다.
메인보드의 크기는 M-ATX 규격일 것
메인보드의 크기는 ATX 규격이 가장 크고 그 다음이 M-ATX (또는 mATX)다. 마이크로ATX라고 불리기도 하는 M-ATX 규격은 미들타워 케이스에 대부분 장착 가능하다. 최대크기가 24.4cm x 24.4cm다. 24.4cm x 18cm 의 규격도 있다.
최대 128 Giga Byte의 램 장착 가능할 것
10만원 이하이면서 1151v2 소켓이고 M-ATX규격의 메인보드는 대부분 32 Giga Byte까지만 장착할 수 있다. 램을 꼽는 소켓도 4개가 아닌 2개인 경우가 많았다. 128 Giga Byte를 지원하는 메인보드는 대부분 최저가 18만원 이상이었다.
그리고 쇼핑몰의 소개에는 64 Giga Byte까지만 장착 가능하다고 안내되는 경우도 많았다. 대부분 용산전자상가의 매장들로 보이는데.. 문의하기 게시판에 글로 문의했지만.. 답변은 “제조사에 문의하라”였다. 딱… “용팔이” 마인드였다. 그나마도 주문하고 결제까지 하고난 뒤 다음날 즈음… “재고가 없다”라는 답이 온다. 즉, 재고 확인도 없이 팔겠다고 올려놓은 것이다. 반드시 제조사의 홈페이지에서 해당 모델의 스펙을 확인해야 하고 재고가 없어 강제 “구매취소” 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 세 번의 구매, 결제와 환불 후 네 번째에서야 주문에 성공했다.
메인보드를 골랐으니 다음은 램이다. 램은 선택의 폭이 매우 좁다. 당연히 Samsung DDR4 PC-21300을 주문했다. 더 상위 규격도 있지만 가격차에 비해 성능향상은 크지 않다.
주문한 두 부품이 배송되었다.
먼저 메인보드.
다음은 램. 양면인데.. 이렇게 큰 케이스에 4개만 꼽혀서 왔다. 4개 합해 128 Giga Byte. 어마무시한 용량이다.
준비가 되었으므로… PC의 배를 가른다.
케이블을 모두 뽑고 그래픽카드도 뽑는다. 당연히 CPU쿨러도 떼어낸다.
본체에서 떼어낸 메인보드와 CPU. 쿨러는 사진 바깥에 떼어 놓았다.
새 메인보드에 램을 꼽는다. 나도 사용해보지 못한 램 128 Giga Byte.
위 사진에서 가운데 검은 것은 CPU가 꼽힐 자리를 보호하는 커버다. 떼어내고 CPU를 장착한다.
쿨러를 떼어내면 써멀 구리스가 하얗게 CPU를 덮고 있다. 깨끗이 닦아내 주는 것이 좋다. 그러면 위 사진처럼 CPU의 모델명이 보인다. 그리고 써멀구리스를 한방울, 중앙에 놓은 뒤 CPU쿨러를 덮어주고 고정시킨다.
그리고 본체에 장착한다.
그래픽카드도 다시 장착해주고 당연히 케이블도 모두 제 위치를 찾아 꼽아준다. 메인보드의 인터페이스 핀 설명을 꼼꼼히 보는 것은 필수다.
가른 배를 다시 봉합하고 전원케이블과 키보드, 마우스, 스피커를 연결하고 전원을 켠다.
이미 Windows 10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메인보드가 바뀌었기 때문에 드라이버를 다시 인식하고 잡느라 부팅에 꽤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대부분 드라이버가 잘 설치되고 부팅이 완료된다.
두어번 다시 리부팅을 해주니 드라이버 대부분을 잘 잡았다. Windows 10의 정품인증은 메인보드가 바뀌었기에 다시 실행해야 한다.
내컴퓨터(내PC)의 등록정보를 보면 램이 128GB로 잡힌다. (시스템 – 설치된 메모리(RAM) 항목)
작업관리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성능 – 메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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