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의 참혹함을 떠올리게 하는 12.3 비상계엄 포고령

윤석열의 계엄 시도가 무산된지 만으로 2일이 지났지만 윤석열은 물론 국힘당의 대부분의 국회의원과 그 지지자들은 계엄 시도가 별일 아닌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서 내란이 아니며 “고도의 통치행위”라고 항변했고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은 동조했다.

그러나 계엄이 선포되고 30분 쯤 뒤 계엄사령부에서 발표한 계엄 포고령의 내용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고 계엄이 별것 아니라는 듯한 발언을 일삼는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이 과연 양심이 있는 인간들인지 궁금하다.

계엄 포고령 전문

2024년 12월 3일 23시 부로 계엄사령부에서 발표한 계엄 포고령을 살펴보자.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세력의 대한민국 체제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2024년 12월 3일 23:00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다음 사항을 포고합니다.

역시나 서두에서 부터 반국가세력이 체제전복을 시도한다고 되어 있다. 그렇다 윤석열의 잘못된 인식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법의 테두리 내에서 실시된 다양한 행정부에 대한 강한 견제를 시행하는 국회를 반국가세력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사실 윤석열의 행정부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끄는 국회가 강대강 대치를 하면서 발생하는 서로간의 강력한 견제의 책임을 한쪽에 지우는 것은 말이 안된다. 오히려 야당이 주도하는 국회와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다. 민주주의의 꽃인 “대화와 타협”을 윤석열이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1.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첫 번째 포고령이다. 모든 국민의 정치활동과 결사, 집회를 금한다고 한다. 바로 전 박정희 대통령이 5.16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후 발표한 비상계엄 포고령의 내용과 판박이다.

이 첫 번째 포고령만 봐도 헌법과 계엄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헌법과 계엄법에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국회의 활동을 막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포고령 하나 만으로도 대통령은 탄핵은 물론 반란죄로 처벌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많은 법 전문가들이 언급하고 있다.

2.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

두 번째 포고령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첫 번째 포고령에서 정면으로 헌법을 위반하면서 이런 문구를 계엄령에 넣다니… 지능이 의심스러워 지는 대목이다.

3.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4.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파업, 태업, 집회행위를 금한다.

뭐 계엄령에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내용이다. 계엄이 사회가 극도로 혼란스러워 치안유지가 곤란한 경우에 발동할 수 있는 것이니 당연히 들어가는 내용이다. 그저 계엄의 형식을 갖추기 위한 포고령이라고 본다.

다음 다섯 번째는 배꼽 잡고 웃게 하는 포고령이다.

5.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뜬금없이 의료사태의 주인공 전공의들을 언급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쯤에서 이 포고령을 작성한 인물의 너무도 얄팍한 의도가 드러난다. 많은 사람들이 의료 사태의 주인공인 전공의들에게 반감을 갖고 있으니 그 반감을 계엄에 대한 호감으로 바꾸고자 하는 수작이 아니고 무엇인가 말이다.

게다가 위반시에는 “처단”하겠다는 살벌한 문구를 담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담화에서 너무도 무식하게 “척결”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런데 계엄 포고령에서는 “처단”이라는 조폭이나 독재자가 사용할 법한 살벌한 단어를 사용한다.

그야말로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말 아닌가??

6. 반국가세력 등 체제전복세력을 제외한 선량한 일반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그저 선량한 국민들의 일상생활이 조금 불편한 것으로 끝날까? 아니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신인도는 추락하고 원화의 가치는 떨어지며 주가는 폭락할 수 있다. 경제, 외교, 수출에 커다란 지장이 초래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상생활에 불편할 수 있다는 정도로 치부하는 저 무식하고 가벼운 포고령은 정말 어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상의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 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 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한다.

2024.12.3.(화) 계엄사령관 육군대장 박안수

마지막에 또 “처단”하겠다는 반 민주적이고 반 사회적인 단어를 남발하고 있다.

비상계엄의 목적

비상계엄이 무산된지 만 이틀이 지나고 있다. 그리고 점차 계엄의 목적이 드러나고 있다.

국회의원을 모두 끌어내라는 지시가 국회에 진입한 200여명에게 내려졌다는 것이 국회에 투입됐던 공수부대 병력 중 한 명의 인터뷰에 의해 밝혀졌다. 그런데 이 병력에게는 헬기로 국회에 가는 중에야 목적지를 알았다고 한다. 그리고 국회에 도착해서도 한동안 왜 출동했는지 몰랐다고 한다.

그런데 윤석열은 이번 계엄이 국회에 대한 “경고”였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국회를 봉쇄할 생각은 없었다고 변명한다.

하지만 이 공수부대원의 고백에 의하면 국회에 도착한 후 “국회의원을 모두 끌어내라”는 명령이 떨어졌고 어리둥절했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한다. 윤석열의 변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고백이다. 게다가 국회의 CCTV에는 707특임단으로 우원식, 이재명, 한동훈 체포조가 별도로 구성돼 투입된 것이 녹화되어 있었다. 이는 한 군인이 흘리고 간 수갑이 단서가 되어 CCTV를 검색해 확인한 듯 하다.

결국 윤석열은 자신이 반국가 종북세력으로 지목한 민주당의 국회의원들을 모두 체포하여 구금하고 처단하려 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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