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른이나 학생들이나 유행하는 아이템이 하나 있죠. 제가 다니는 회사에도 많은 직원들이 출근할 때도 그 아이템을 착용하고 출근하는걸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노스페이스(north face)라는 브랜드의 아웃도어 점퍼들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니… 이미 학생들에게도 대 유행하고 있는 듯 합니다.
우리의 어린 학생들의 교실을 이지경으로 많든데에는 수많은 연예인들이 이 노스페이스의 점퍼를 입고 방송에 출연한 것이 큰 영향을 준듯 합니다. 당연히 대부분의 경우 협찬이었겠죠. 그리고 노스페이스가 아니더라도 콜롬비아(Columbia) 등 몇몇 브랜드가 마치 필수 유행아이템이 된 듯 합니다. 하지만 이 두 브랜드는 미국(혹은 캐나다) 지역에서 주로 판매되는 중가 브랜드일 뿐입니다.
예전 캐나다에 살던 재미교포가 우리나라에 들어와보곤 도대체 노스페이스나 콜롬비아의 옷과 가방을 착용한 사람들이 왜 이리도 많은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유행…
이 유행의 이면에는 참 부끄러운 우리사회의 자화상이 숨어있습니다. 그 자화상이란 바로 우리 사회가 개인의 독특한 취향이나 개성 발산을 이상할 정도로 억압하는 집단주의적, 전체주의적 사회라는 것입니다. 물론 옛날보다는 개인의 개성을 존중해주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우리 사회가 개인의 개성보다는 조직이나 집단의 통일된 사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유교의 본고장인 중국보다도 더 철저한 집단주의적 사고의 일치를 요구하는 유교가 국교처럼 되어 있었던 이유일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아마도 정치분야의 정당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당론에 따르지 않는 의원이 비난을 받고 징계를 받고 심하면 왕따를 당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당론이란 그저 당내에서 가장 많은 국회의원들이 공감하는 하나의 의견일 뿐인데 말입니다. 정당에서 당론을 거스르는 의견은 그저 방해꾼일 뿐이며 결코 존중받지 못합니다.
이렇듯 개인의 개성이 억압받는 사회에서 내가 튀어보일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뿐입니다. 저명한 인사나 유명 연예인들이 하는 것을 흉내내는 것입니다. 그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함으로써 내가 그들과 동격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들과 비슷하게 보이고 싶어하는 삐뚤어진 개성의 발산 방법이지요. 하지만 저명한 인사들 처럼 공부를 잘하지도 못하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죠. 또한 연예인들 처럼 뛰어나 예능감을 발휘하거나 노래, 춤을 잘 추지도 못하지요. 그렇다면 그들이 입고 먹고 마시는 것이라도 흉내를 내어 그들처럼 자신의 개성을 뽐낼 수 있다고 착각을 하게 됩니다. (이 착각은 무의식 중에 발산되는 것이라서 본인들은 절대 의식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입는 옷, 신발, 장신구를 따라하게 되는 것입니다.
위의 사진에 있는 노스페이스 패딩점퍼는 40만원을 웃도는 가격이라고 합니다. 과연 돈한푼 벌지 못하는 고등학생들이 저런 고가의 점퍼를 꼭 입어야할까요? 그리고 연예인들은 돈한푼 안들이고 협찬받아 입는 고가의 점퍼를 한반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꼭 입어야하는 걸까요? 우리의 학생들은 왜 자신만의 개성있는 옷차림을 하지 못하고 저런 부끄러운 유행을 마치 자신의 개성인양 따라해야만 하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기성세대들 스스로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면 정답이 나올 겁니다. 머리가 귀를 덮고 앞 눈썹을 덮는다는 이유만으로 속칭 바리깡을 들이대며 위협하던 선생님들… 복장불량으로 선생님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일쑤였죠. 지금도 형태만 바뀌었을 뿐 학생들은 자신의 개성을 헤어스타일과 옷을 통해 발산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학교라는 단체조직에서 내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고가의 브랜드명이 큼지막하게 박힌 옷과 신발, 모자 등을 구비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러한 습관은 이미 기성세대들도 갖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유행에 민감한 학생들을 만든건 바로 삐뚤어진 기성세대 스스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