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사용하게될 역사 교과서 중 교학사의 역사교과서가 최근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심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이 대세다. 왜곡되었다고 주장하는 주요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누가” 이 교과서를 썼는가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어떤 책이든 저자의 인품과 경력을 보면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편적, 상식적으로 봤을 때 짧게는 10여년 후에 우리 나라의 기둥이 될 학생들이 배울 “교과서”를 쓰기에 적합한 사람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내용”을 사후에 검토하는 것보다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역사왜곡 이슈의 전면에 나선 저자는 “이모 공주대 교수”다. 이 저자의 출신은 식민지 근대화론을 설명하면서 언급하겠다. 그런데 이사람이 이슈가 터진뒤에 충격적인 발언을 새누리당에서 실시한 강연에서 했다.
“좌파, 10년 내 한국 전복” 발언이 그것이다.
과연 저런 발언을 국회의원들 앞에서 거리낌없이 털어놓는 사람이 교과서를 집필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10년 뒤의 일을 자기가 어떻게 장담하는가? 그리고 정치적 성향의 구분인 좌파와 우파를 들먹이며 마치 좌파가 나라를 망칠 것이라는 의미의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이 과연 역사 교과서를 객관적 입장에서 저술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내가 단언하건데 10년 뒤 좌파도, 우파도 우리나라를 망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망치는 자들이 있다면 그것은 권력다툼과 돈에 눈먼 정치인들이 망칠것이다.
교학사의 역사 교과서의 문제 내용
교학사의 역사 교과서에서 문제가 있음은 여러 역사 관련 연구단체의 입장 표명에서 객관적인 사실임을 알 수 있다.
한국역사연구회·역사문제연구소·민족문제연구소·역사학연구소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서 역사적 사실 관계 오류나 편파적으로 해석한 대목이 중요한 것만 지적해도 298건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중 기본적인 사실 관계 오류에 해당하는 것만도 124건에 이른다고 이들 역사단체는 주장했다
몇가지 중요한 오류만 지적해 보고자 한다.
1. 식민지 근대화론
이 식민지 근대화론은 “친일파”들이 주로 주장하는 역사관이다. 일제가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주도했고 그로 인해 일제시대에 국민의 생활수준 향상이 이루어 졌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많은 “역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이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결과” 보다는 “과정과 의미”에 비중을 두어 해석해야 한다. 일제가 우리나라 곳곳에 당시 최신기술로 많은 산업시설을 건설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산업시설들을 왜 지었는가? 바로 우리나라의 자원을 수탈해가기 위해 지은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엄청난 양의 물자를 2차대전에 사용하기 위해 약탈했고 우리나라에 지은 산업시설에서 가공한 물자의 대부분은 일본과 전쟁터에서 사용했다. 일제가 우리땅에 세운 공장이 우리 민족의 생활수준 향상에 이바지한 것은 거의 없거나 미미한 수준이다.
과연 이런 목적으로 만든 산업시설에 대해 우리가 어떠한 평가를 내려야 하는가? 이런 산업시설들로 인해 우리나라가 근대화 되었다는 논리는 “일제의 식민지배를 합리화”시키려는 친일파의 주장일 뿐이다. 만약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이는 일본제국주의의 우리나라 침략을 합리화하는 것에 불과하며 반대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여 많은 새로운 산업시설들을 짓고 그나라의 자원을 약탈해도 그것을 합리화 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침략전쟁과 과거 유럽열강들의 제국주의적 식민지배를 미화내지 합리화할 수 있는 이론적 바탕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세계 어느나라도 이러한 논리를 내세우는 것을 용인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저자들은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어린아이와 같다. 단편적인 사실 즉 일제가 우리나라에 여러 산업시설을 건설한 사실만으로 역사의 흐름을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른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들은 친일파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교학사 교과서의 저자들을 사람들이 친일파라고 까지 칭하는 이유는 교학사 교과서에는 우리의 의병을 “소탕 대상”으로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의병소탕이라…
일본은 한국 병합을 실현하기 위해 의병들을 소탕해야 했다. ….. 의병들을 토벌하기 시작했다.
내 눈을 의심해야할까? 의병을 소탕하다니… 이는 일본제국주의의 입장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단어다. 이 문장을 쓴 사학자는 도대체 누구일까? 그 사학자의 입장에선 의병이 “소탕”의 대상이었던걸까? 친일파라도 차마 우리나라 사람들 앞에서 이런 말은 사용하지 못할텐데..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단지 문장의 구조상 주어의 입장에서”소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구차한 변명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소탕”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땐 문맥의 앞뒤에서 “의병의 소탕”이 일제의 조선에 대한 식민지배를 확고히 하고 우리 민족을 탄압하기 위함임을 분명이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한국 병합”이라는 미화된 단어 뒤에 사용함으로써 의병을 마치 “반란”군 처럼 묘사하는 역사 왜곡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많은 친일자본을 민족자본으로 둔갑시키고 있으며 위안부 문제,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사건, 친일인사들의 반민족 행위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기술하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왜 저자가 대한민국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 일제의 입장에서 의병을 “토벌”해야 한다고 기술했는지 궁금해서 저자의 약력을 찾아봤다. 저자는 일본의 “쓰쿠바” 대학에서 역사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고 한다. 일본에서 일본의 입장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공부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일본의 쓰쿠바 대학은 국립교육대학에 해당되며 중국의 동북공정에 은근히 동조하는 입장의 홈페이지를 운영했던 전력도 있었다고 한다. 그 홈페이지에는 고구려가 중국의 속국으로 기술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러한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공부한 이명희 공주대학교 교수… 왜 이런 역사교과서를 저술했는지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2. 이승만, 박정희의 독재 미화
교학사의 교과사는 우리나라의 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한 5.16 쿠데타를 미화하기도 했다.
5.16 군사 정변 직전 대한민국은 공산화의 위기로부터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였다. 그래서 5.16 군사 정변은 큰 저항을 받지도 않았다. …….. 미국은 곧바로 정권을 인정하였다.
마치 5.16 쿠데타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이 공산화 되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박정희의 쿠데타가 꼭 필요하다는 듯 기술한다. 민주주의국가에서 군부의 쿠데타는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반역이다. 군은 국가의 외부로부터의 위협에서 국민의 생명과 영토를 지키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임무다. 정치가들이 하는 정치가 마음에 안든다고 총칼로 그들을 쫒아내는 행위는 결코 있어서는 안된다. 그당시나 지금이나 군의 쿠데타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교학사의 교과서는 박정희의 군부 쿠데타를 분명 미화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에게 명분만 주어진다면 쿠데타를 일으켜도 괜찮다고 하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이 교과서를 통해 역사를 배운 학생이 수십년 뒤 쿠데타를 일으키고 “난 교학사 교과서로 역사를 배웠는데 쿠데타가 나쁜건지 몰랐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미국은 곧바로 박정희 정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미국은 미8군을 이용해 쿠데타를 진압하려 하였는데 교학사 교과서에는 거짓 기술되어 있다. 만약 미국의 5.16 쿠데타 진압설이 틀리다면 먼저 증거를 제시해서 사학계에서 정설로 인정받은 뒤 교과서에 기술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된다.
그 외에도 저자의 의도를 의심케하는 용어사용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육영수 여사를 시해하는 일….
1968년에는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하기 위하여…
김재규가 대통령을 시해했다.
저자는 박정희 대통령과 가족에게 “시해”라는 “왕”이나 “황제”에게나 사용하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에게는 “승하”라는 왕에게 사용하는 단어를 쓰지않고 대통령이나 고위 관료에게 사용하는 “서거”라고 기술했다. 이 대목에서 뭔가 저자의 의도가 궁금했다. 도대체 대한민국 근대사에 등장하는 독재자들을 저렇듯 떠받드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또한 교학사 교과서는 유신체제를 미화하고 있다. 유신체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독재체제임에도 불구하고 닉슨독트린 등 국제정세의 불안을 언급하며 유신헌법과 유신체제의 불가피성을 설파하고 있다. 이 대목은 박정희 정권이 유신헌법과 유신체제를 통해 독재를 강화하며 국민을 설득하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여 교과서에 실었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서는 거의 찬양 수준의 미화를 하고 있다. 상해에서 출범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운동 활동은 축소하여 서술하고 일제말기 외교적 독립운동의 성과는 모두 이승만의 업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승만이 독립운동의 대부라도 되는 위대한 인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승만은 무장 독립운동보다는 일제 말기 미국에 협조하며 외교적인 독립운동을 주로 하였으며 815광복 이후 미 군정을 등에 업고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며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제치고 대한민국 정부의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뿐이다.
교학사 교과서는 일제강점기를 서술한 68페이지에서 40번이나 이승만의 이름을 언급하며 띄웠지만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자행한 헌법유린과 친일파 청산을 방해한 사건은 다음과 같이 엉터리로 기술하여 이승만의 책임이 아닌 것처럼 기술하였다.
일제 식민 지배 체제의 청산을 대한민국 정부에 과제로 넘겼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친일파 청산을 주도한 것은 국회였다. 국회는 1948년 9월 반민족 행위 처벌법을 제정하고 반민특위를 설치하고 그 산하에 특별경찰을 조직하였다. 그러나 경찰은 치안 유지와 공산 세력 저지의 공을 주장하며 반발하였다. 1949년 6월 경찰은 반민 특위의 사무실을 습격하여 특별 경찰을 무장해제 시키기도 하였다. 이승만 대통령은 공산세력의 소탕에 경찰이 필요하다 는 점을 감안하여 경찰의 행동을 묵인하였다. 결국, 반민특위는 1949년 8월 말 해산되었다.”
친일파 청산을 위해 국회에서 설치한 반민특위와 특별경찰을 일반 경찰이 습격한 사건은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임을 AP통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승만 스스로 밝힌바 있음에도 마치 이승만이 지시한 사건이 아닌것 처럼 기술하여 이승만의 과오를 감추려하고 있다. 또한 625 전쟁 이후 이승만이 저지른 부정선거와 부정부패로 인한 정치 혼란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기술하는 양면적인 모습을 보인다. 많은 역사관련 단체에서 교학사 교과서는 “이승만 전기”라고 해도 될 정도라고 이야기한다.
3.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오해 유발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에 보면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이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시위대가 “총”으로 무장을 하고 진압군에 사격을 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5월 18일 광주에서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학생의 시위가 일어났다. 하지만 진압군이 투입되면서 대규모 시위로 번지게 되었다(5.18 민주화운동), 충돌은 유혈화되었고 시위대의 일부가 무장을 하고 도청을 점거하였다”.
교학사 교과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하여 인터넷에서 유명한 디씨인사이드라는 웹사이트의 정사갤러리에서 조차 쫒겨난 쓰레기들이 모여 있다는 일간베스트(소위 일베)의 “폭동” 주장자들의 논점과 똑같이 기술하고 있다. 차마 교과서이기에 “폭동”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진압군이 먼저 발포하였고 진압군의 폭력적 진압으로 인한 광주시민의 피해가 속출하여 시위대가 무장을 하였음에도 시위대가 먼저 경찰서와 무기고를 습격하여 문장하고 총기를 사용한 것 처럼 기술하여 오해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확한 서술은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학생들에게 “시위대가 먼저 무장”했으니 “폭동”이다 라는 논리에 넘어가게 하는 주 요인이 될 수 있다.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가면 이러한 위험한 서술이 초래할 결과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교학사 교과서는 또한 진압군의 총격과 폭력으로 인한 광주시민의 엄청난 피해는 제대로 기술하지 않고 있다.
결론
지금까지 살펴본 몇가지 이외에도 교학사 교과서에는 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 수백개의 오류와 역사 왜곡이 존재한다. 공주대학교의 이명희 교수로 대표되는 교학사 역사 왜곡 교과서는 “수정”차원으로는 고쳐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단순 실수도 상당부분 존재하지만 “위키피디아”나 일간베스트의 허무맹랑한 비논리적 주장을 그대로 베낀 흔적도 보이는 등 검증되지 않은 내용과 역사적 사건의 평가에 대해 정설이 아닌 집필자 개인의 평가로 보이는 서술도 매우 많이 보인다. 더군다나 “좌파, 10년 내 한국 전복” 이라는 주장을 하는 편협한 사학자가 쓴 교과서로 우리 학생들이 역사를 배우면 안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교학사의 역사교과서를 집필한 저자는 아마도 일제강점기 일본제국주의의 한반도 침략을 미화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반일감정을 누그러뜨리려 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근대사의 독재정권을 미화하여 반공의 기치를 높이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찌보면 이미 몰락해버린 과거 공산주의에 대한 피해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해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반공”의 역사로 왜곡, 해석하려는 과오를 저지른 것 같다.
6.25와 이후 북한과의 치열한 이념대립 그리고 가난했던 대한민국의 과거사에 빨갱이의 피가 일부 섞여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미 서구공산국가의 붕괴와 대한민국의 자본주의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의 성숙으로 공산화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이념상 왼쪽에 서있는 진보세력을 “빨갱이”로 규정하고 지나친 메카시즘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눈에 띈다. 그들의 걱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툭하면 빨갱이”로 매도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역사까지 왜곡해가며 “반공”을 부르짓는 모습은 우려스럽다 못해 추하기 까지 하다.
교학사는 이번 역사교과서 출판을 포기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