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10여일 간, 우울감이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지배하고 있다. 다름아닌 세월호 참사 때문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 입장이다 보니 어린 학생들의 억울한 죽음이 남의 일 같지를 않아 가슴 한켠이 너무도 아프고 마음이 우울하다. 덕분에 일도 제대로 손에 잡히지를 않는다.
대한민국의 난맥상을 드러내다. – 세월호 참사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세월호 참사는 명백한 사건이다.
기업들의 이익을 늘려주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 시절 규제완화라는 구실로 선박의 선령제한을 20년에서 30년을 늘려주는 것이 이번 사건의 시초라고 보여진다. 당시 일본도 20년의 선령제한이 있었고 일본내에서만 18년을 운행한 선박을 우리나라에 팔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또한 해운사의 선박직 직원에 대한 위기 대응 교육이 전무했던 것도 세월호 참사 사건의 원인이다. 해수부의 퇴직 임직원들이 해운,항만 관련 기관과 해운협회 등의 임직원으로 이동하면서 관리/통제 부처인 해수부와 해운,항만 운영부문의 밀착이 심해져 실질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이로 인해 해운사 선박직 직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교육 조차도 무시되는 상황이 이번 세월호 참사의 주 원인중 하나다.
단순히 선장의 판단착오와 과실 그리고 도덕적 해이만을 원인으로 몰아세우고 선장과 선박직 직원들을 처벌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하려는 듯 한 언론의 보도는 정부의 통제하에 정부의 책임을 개인들에게 전가하려는 “수작”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사고의 원인 뿐만 아니라 사고의 조치과정에서도 큰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의 위기관리 시스템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행정처리와 사고처리에 대한 미숙함과 부처간의 협조체계도 엉터리임이 드러나고 있다.
일례로….
사람이 있는 곳엔 먹을거리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하물며 세월호 참사 사건 현장에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의 먹을거리 문제는 전쟁터에 나가있는 군인들의 먹을거리 문제와 동일하게 “정부”에서 해결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현장선 이 문제를 자원봉사자들이 해결해 주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어쩌다 한끼라도 경찰,119 등 대원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신세를 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당연히 현장을 지키는 공무원들과 구조대원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끼니까지도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구조대원들의 식사를 자원봉사자들에게 의존하다니… -.- 언뜻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으나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예를 들어 전시상황이 되었을 땐 식량을 나라에서 배급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대응이 제대로 지켜질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어쩌다 발생한 사고 상황에서 119 구급대원들의 식사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에서 전시상황에서 전국민의 끼니를 해결해야하는 배급제를 제대로 시행할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사람 차별하는 언론과 정부의 유언비어에 대한 대응
세월호 참사에는 많은 유언비어가 만들어져 퍼졌다. 가장 많은 유언비어는 바로 침몰한 세월호 안에 생존자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거나 SNS에 구조 요청을 했다는 유언비어다.
이런 유언비어는 대체로 철없는 10대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심리에서 나온 것이다. 혼내고 지도해야겠지만 철없는 어린 것들의 행동이므로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정치권과 관료들, 그리고 보수세력의 종북좌빨 타령과 유언비어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보수의 대명사 중 하나인 지모씨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제2의 518 폭동에 대비하라 했고 세월호 피해자 가족과 세월호 참사를 안타까워하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시체장사”를 하고 있다고 모욕했다. 아마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민주화 정신을 받드는 사람들을 “시체장사”하는 사람으로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모씨는 마치 선장과 선원들이 훈련받은 빨갱이로 보이고 폭동을 유도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세월호 참사를 일으켰다는 듯한 표현을 썼다.
이처럼 보수 정치권 세력은 이번 세월호 사건을 매우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듯 하다. 진보좌파세력이 이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 하다. 오죽하면 이런 발언이 나오겠는가.??
새우리당 권은희 국회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 글의 동영상에 등장한 여자는 실제로 실종된 세월호 탑승자의 가족으로 밝혀졌고 권은희 의원이 공개적으로 사죄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런 예민하고 극단적인 보수세력의 대응은 온나라가 슬픔에 빠져 있지만 보수 정치권은 슬픔과 애도의 마음 보다는 보다는 세월호 참사가 정권을 잡고 있는 자신들에게 어떤 피해를 줄것인가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당연히 세월호 참사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관심이 다른데 가있으니 말이다.
그 외에도 사회 지도층의 무개념 행동과 막말은 도를 넘고 있다.
정몽준 의원의 아들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이 미개하다”며 트윗을 날려 정몽준 의원이 공개 사과했고 안행부 송영철 국장은 사고 현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어 물의를 일으킨 뒤 파면되었다. 그외에도 서남수 교과부장관, 유한식 세종시장 후보와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등 끝도없이 부적절한 행동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그들에게 책임을 제대로 묻지는 않으며 언론도 일회성 보도로 넘어가고 있다. 하지만 언론과 정부 그리고 검찰과 경찰은 앞에서 언급한 철부지 10대들의 유언비어는 처벌하겠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언론플레이가 해양수산부의 위기대응 지침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이상하게도 그 관심을 분산시킬만한 다른 기사거리가 나온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대형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꼭~연예인 관련 스캔들이 폭로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거짓이 아닐 수도 있겠다. 바로 세월호 참사로 인해 드러난 해양수산부의 위기 대응 지침 중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고 한다.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 ??? 게다가 선박사고 발생 및 대응에 대한 비난 여론 확산에 대배하라고??? 위의 내용만 보면 이게 위기 대응 매뉴얼인지 여론 대응 매뉴얼인지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다. 과연 청와대와 안행부, 검찰, 경찰 등의 위기대응 매뉴얼엔 뭐라고 적혀 있을지가 궁금하다.
혹시 “충격 상쇄용 연예인 스캔들을 개발하라” 라고 적혀있는건 아닐지….
무책임의 끝판왕 청와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사고 현장을 방문해 사고자 가족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청와대는 사고의 수습과정이 엉망이라는 여론이 점점 청와대를 향하자 “청와대는 재난의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때는 재난의 최상위 컨트롤타워는 청와대임을 인정하고 그렇게 운영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안보실장은 “청와대는 재난의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고 말하며 세월호 참사의 관리 책임이 청와대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책임회피 임이 과거 국회에서의 발언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해양수산부의 위기대응매뉴얼엔 청와대의 안보실이 위기상황의 총체적 컨트롤타워임이 명시되어 있었다. 과연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그에 걸맞는 인격적, 도덕적인 면은 물론 능력면에서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정말… 사람들의 무책임과 비도적적인 행태가 싫어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고 했다는 중학생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