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처방없이도 약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약이 바로 종합감기약이다. 그리고 종합감기약을 살 때 약사분들이 쉽게 권하는 것이 바로 쌍화탕(雙和湯)이다. 쌍화탕은 동의보감에 그 처방이 나와있을 만큼 오래되고 안전한 한약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점들이 많다. 게다가 시중에 다양한 쌍화탕과 쌍화탕 유사음료들이 판매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여 음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먼저 오리지널 쌍화탕에 대해 알아봤다.
쌍화탕이란 ?
한약의 일종으로서 황기건중탕과 사물탕을 조합한 처방이며 동의보감에도 등장하는 신뢰할 수 있는 처방이다. 쌍화탕(雙和湯)이라는 이름은 음기와 양기의 조화를 맞춘다는 뜻으로, 대표적인 보음약재인 숙지황이 들어있어 보음계통 보약으로 취급된다. 남녀 합방을 많이 하거나 신경을 많이 써 머리가 흐려진 사람, 화가 많아 간이 상한 사람, 과로로 인해 체력이 떨어져 피로를 느끼는 사람에게 쓰는 약으로서 그야말로 한방의 에너지 드링크라고 할 수 있다.
즉 기를 보해주는 한약이다. 쌍화탕은 몸이 허약해질 때 처방하는 한약이며 처방에 포함된 한약재들이 그다지 비싼 것들이 없기에 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보약이다. 때문에 감기와 같은 가벼운 질병, 특히 기가 허해지거나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져 발생할 수 있는 가벼운 질병(대표적인 것이 감기와 몸살)에 기를 보해줄 수 있는 약으로 함께 처방된다.
쌍화탕의 주재료는 아래와 같다.
● 당귀 : 당귀는 승검초 뿌리다. 성질이 따뜻하고 혈을 생(生)하고 심장을 보한다.
● 천궁 : 천궁은 성질이 따뜻하다. 두통을 낫게 하고 보양과 혈을 생하게 하며 울혈을 풀어준다.
● 백작약 : 백작약은 함박꽃 뿌리이다. 맛은 시고 성질은 차다. 복통과 이질을 다스리며 보익작용을 한다. 수렴작용이 있다.
● 계피 : 계피는 맛이 맵고 성질은 덥다. 혈맥을 통하게 해주고 허를 보해준다.
● 숙지황 : 숙지황은 생지황을 술에 아홉 번 찌고 말려서 얻는다. 신수자양하고 혈을 보하는 데는 최고다. 수염과 머리를 검게 해준다. 정수를 보해준다.
● 감초 : 감초는 맛이 달다. 성질은 따뜻하다. 모든 약을 조화롭게 해준다. 열과 독을 제거해주고 기를 바르게 해준다.
● 생강 : 생강(生薑)은 성질이 따뜻하다. 신기를 맑게 해준다. 위장을 열어준다.
● 대추 : 대추(大棗)는 맛이 달다. 백약을 조화롭게 해준다. 익기와 양비를 해준다.
쌍화탕의 유래가 또 재미있었다. 사실일지는 모르겠으나 오마이뉴스의 기사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궁중에 근무하는 한의사가 있었다. 어느 날인가 오전에 궁중 일을 하는 한 남자가 감기 기운이 있다며 다녀갔는데, 몸에 기운이 없고 맥이 풀어져 있었다. 그런데 오후 들어 한 궁녀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고 갔다. 한의사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두 사람의 증상이 비슷하여 무슨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은밀히 알아보니 남녀의 일에서 비롯된 병증임을 알았다.
임금의 눈에 들어 성은을 입지 못한 궁녀들은 구중궁궐에서 평생을 홀로 지내야한다. 그런데 궁중에는 젊은 사내들이 많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혹여 서로 눈이 맞아 남녀가 한 몸이 되는데 장소가 마땅찮다. 이래서 남의 눈을 피해 급한 대로 후원이나 창고 같은 데서 일을 치르고 나면 더운 몸에 한기가 들어 감기가 들거나 기운이 없이 축 늘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남녀를 위해 바로 쌍화탕(雙和湯)이 탄생했다고 한다. <출처 원문 보기>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감기나 몸살 증상이 있을 때 약국에서 종합감기약과 함께 “쌍화탕”을 주문한다. 그리고 약사는 아무런 설명없이 “쌍화탕”이라며 갈색병에 든 액상의 약(?)을 내어준다.
바로 이런 물건들이다.
쌍화탕과 유사품
두 종류의 쌍화제품이다. 제조사도 동일하다. 그렇다 하나의 제약회사에서 두종류의 쌍화제품을 만들어 판다. 어느 것이 진짜 쌍화탕일까?
당연히 왼쪽이며 두 제품을 함께 놓고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약국에서 의외로 왼쪽의 진짜 쌍화탕을 취급하지 않는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바로 앞에 두곳의 약국이 있는데 한쪽에서는 오리지널 쌍화탕을 구입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두 제품은 무엇이 다를까?
먼저 광동쌍화탕이다. 동의보감 처방전 그대로 만든 오리지널 쌍화탕이다.
쌍화탕은 의약품이고 약국에서만 팔 수 있다
맨 위쪽에 분류번호가 114이며 해열, 진통, 소염제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중간쪽에 효능과 효과에 체력저하로 인한 인후통을 수반하는 감기, 몸살, 발열, 두통 이라고 되어 있다. 게다가 1회 섭취 용법과 용량이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해열, 진통, 소염제”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자양강장제다. 즉 보약이다.
쌍화탕은 의약품이다
그렇다. 쌍화탕은 “일반의약품”이었다.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으니 당연히 의약품이 맞다. 그래서 이 오리지널 쌍화탕은 편의점에서는 판매하지 못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편의점에서 쌍화탕이라며 사먹는 것도 있지 않은가? 그럼 그건 무엇을까?
바로 맨 앞의 사진에 오리지널 쌍화탕과 나란히 있는 쌍화탕의 유사품들인 쌍화차다.
편의점 쌍화탕은 “차”였다
일단 제품에 대한 설명이 엄청 차이가 난다. 일단 쌍화농축액에 정제수를 탔다. 즉 쌍화탕에 물탄 희석 제품이다. 거기에 액상과당과 설탕도 들어 있다. 더해 농축사과과즙과 시럽과 (천연)착향료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 그냥 음료수다. 그래서 제품명설명 어디에도 “쌍화탕”이라는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쌍화탕”이 아니니까….
식품의 유형도 “액상차”다. 즉 감기에 효과???? 기를 보해주는 효과????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여지껏 감기, 몸살 기운이 있어 약국에서 이런 쌍화차를 쌍화탕으로 알고 구입해먹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참고로 의사협회(한의사 아님)에서 본인들이 감기에 걸렸을 때 선호하는 감기약 조사에서 쌍화탕이 21%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감기걸려도 감기약 따위는 먹지 않는다”가 20%로 2위였다. 3위는 화이투벤(18%)이었다. 또한 소화제 선호도에서는 까스활명수가 1위 였다고 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 앞으로 감기, 몸살에 걸렸다면 “진짜 쌍화탕”을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