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의 마지막 날… 영화 “알리타”를 봤다.
“알리타”는 1990년대 초 일본의 비즈니스 만화 잡지 “점프”에 5년간 연재된 “총몽(銃夢 : Gunnm)”을 영화화한 것으로서 연재 당시 상당한 인기 만화였다. 그리고 9권의 단행본으로도 출간되어 우리나라에도 번역, 소개되었으며 2000년 부터는 속편인 “총몽 라스트오더”가 연재되기도 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2편)으로 만들어져 방영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즈음에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초반 부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먼 미래 전쟁으로 망가진 지구에는 지상과는 단절된 채 공중에 떠있는 부유한 사람들만 사는 공중도시 1개만을 남기고 폐허가 되었다. 그후 지상에는 공중도시에서 버려지는 고철과 그 고철을 활용해 살아가는 하층민들이 살고 있다. 지상의 고철 도시는 마지막 공중도시 “자렘”의 자원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맏고 있으며 “자렘”으로 올라가 사는 것이 꿈 처럼 여겨지고 있다.
어느 날, “헌터 워리어”라 불리는 반인 반기계인 사이보그들을 치료해주며 살아가고 있는 의학 전문가 “이드”가(번역된 만화에서는 이도라고 나옴) 자렘에서 버려진 고철더미를 뒤지다 거의 부서지고 죽어가는 뇌만 겨우 살아있는 사이보그 소녀를 발견하게 되고 집으로 데려와 치료해 주고 갖고 있던 부품들을 이용해 로봇 육체를 선물해 준다.
얼마 뒤 사이보그 소녀는 깨어나지만 기억을 상실하고 과거의 자신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해 이드는 사이보그 소녀에게 “갈리”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영화에서는 알리타 라는 이름이지만..)
갈리는 자신을 치료해준 이드가 밤마다 밖을 드나들고 때로는 몸을 다쳐 들어오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미행한다. 그리고 그가 자렘으로 부터 범죄자로 수배된 사이보그를 처치하고 현상금을 받는 헌터 워리어 인 것을 알게 되며 위기에 빠진 이드를 자신도 모르게 기갑술이라는 격투기술을 발휘해 구해주게 된다.
이후 갈리는 점차 자신의 기억을 조금 씩 되찾으며 자신이 엄청난 전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원작 만화 총몽의 한장면 – 이드가 갈리를 구한 뒤 수리하는 장면
어쨌든 나는 총몽 애니메이션을 2년 전 쯤 보게되었고 헐리우드에서 영화화 된다하여 기대하고 있었다. 사실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오래된 일본의 작품 답게 퀄리티가 그리 높지 않다.
원작 만화의 경우 흑백이고 원작품의 퀄리티도 높지 않은데다 인터넷에 떠도는 작품은 이미지 스캔본이어서 그 퀄리티는 더 떨어진다. 사실 정발된 만화책은 요즘..구하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도 그다지 높지 않다.
199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의 퀄리티가 이정도다. 솔직히 야애니 수준도 이것보다는 낫다고 생각된다.
그 와중에 총몽이 헐리웃에서 실사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몹시 기대하는 마음과 원작의 스토리를 망치고 게다가 퀄리티도 망삘이면 어떡하나 걱정는 마음이 공존했다. 하지만 영화 “알리타”를 개봉 당일은 추석이라 못보고… 개봉 다음 날 보게 되었는데 그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총몽 원작 영화 “알리타” 포스터
보통 액션영화..게다가 로봇이 등장하는 전투씬은 컴퓨터 그래픽이 많이 들어가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전투씬을 자세하게 묘사하기는 매우 어렵다. 때문에 많은 전투씬이 그냥 정신없이 휙~휙~ 지나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알리타의 전투씬은 비교적 전투 장면의 그래픽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어 휙~휙~ 지나가는 느낌이 아니라… 눈 앞에서 실제 전투가 벌어지는 듯한 느낌을 이전의 SF영화들 보다 많이 받았다.
그리고 스토리도 원작에 매우 충실하기 때문에 원작에서 받을 수 있는 인간과 사이보그의 교감, 두뇌를 제외한 인간의 육체가 쓰레기처럼 취급되는 미래의 상황 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하여튼…
이 영화 “알리타 – 배틀엔젤”은 추천영화에 들어갈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