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열기가 식어간 2003년 초여름에 생애 첫 차로 구입한 클릭w 모델.. 그 전까지는 형차..누나차를 내차처럼 얻어타고 다니다가 결혼하고 1년 쯤 뒤 차를 구입했다. 이쁜 내 아내는 당시에 잘나가던 마티즈를 끌고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2010년 9월…
우연히 차(클릭)에 꼽혀있는 광고지 하나. “소유하고 계신 승용차는 고가에 수출되는 차종입니다.” 라고 씌어 있었다. 무심코 보니 2002년식 클릭(w 모델 1.3 sohc 기준)이 500만원을 넘게 주고 사간다고 되어 있다.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2002년 당시 클릭의 비교적 상급 차종인 클릭w의 가격이 1,100만원 정도 였는데 8년이 지난 지금 500만원을 넘게 주고 매입하겠다니… 내 차가 2003년식이니 더 받을 수 있는 걸까라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래서…전화를 했다.. 진짜냐고…사기 아니냐고… -.-
진짜란다.
중동과 아프리카로 중고차를 수출하는 업자인데 클릭은 아프리카의 수단에서 인기란다. 국내의 가격이 궁금해 내수 중고차 업자에게도 전화로 확인해보니 17만km를 넘게 뛴 2003년식 w sohc 모델은 250 정도밖에 줄 수 없단다. (젠장~~) 그래서 몇일 고민하다 팔고 새차로 바꾸기로 했다. 1,000만원 주고산 차를 7년 17만km 운행하고 500만원 건지면 남는 장사가 아니던가…
[ 7년간 정들었던 나의 애마 ]
속으로 “명절이나 지내고 팔자” 마음을 먹고 추석이 지난 뒤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그런데….
수단에서 중고차 수입 연식 제한에 관련한 법률이 제정 중이라서 바이어들이 3년 이상된 중고차는 매입을 중단했단다. 순식간에 250만원이 허공으로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정든 애마를 팔아먹으려니…그것도 아프리카 오지로 팔아먹으려니 벌받는 건가 하는 생각도 머리를 스첬다.
다시 마음잡고 2년쯤 더 타고 내손으로 폐차하리라는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이틀 뒤 그 수출업자에게서 전화가 오후 4시쯤 걸려 왔다. 오늘까지 마지막으로 매입하는 수단의 바이어를 찾았다는 소식이었다. 팔 의향이 있으면 인천 송도의 중고차 수출 단지로 오후 6시까지 끌고 오라는 이야기 였다. 일이 잘 풀리려고 했던 것일까 마침 인천에서 일을 하고 있던 난 고민할 틈도 없이 부랴부랴~ 일을 마치고 무작정 찾아갔다. 그곳엔 내게 연락했던 수출업자와 당연하겠지만 처음보는 얼굴 새까만~ 아프리카의 젊은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얼굴까만 친구가 그때부터 내 애마 클릭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전혀..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는 수단어(?)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대충대충 살펴보더니 가격을 후려치기 시작한다. 자기밖에 사가는 사람이 없을 거라는 둥 배로 가는 동안 수입이 금지돼서 인도양 거북이알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둥(나의 의역임…뭐 대충 그런 뜻일 듯) 이핑계 저핑계 대면서 값을 후려치고 있었다. 결국 난 애초보다 100만원 적은 돈을 받고 그자리에서 키를 넘겨주었다. 그 자리에서 송금된 것을 확인하고 계약서를 쓰고 수출업자의 차를 얻어타고 집까지 왔다.
내 클릭은 오래탈 요량으로 조금 비싸도 합성오일로 바꿔주고 오일 세번교환하고는 오일플러싱을 해주는 정성을 들여 17만km를 뛰었어도 새차같은 엔진상태와 연비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마 지금쯤 인도양을 지나고 있을 내 애마 클릭w…
국내도 아니고 아프리카 오지로 떠나 보내려니 마음이 조금 찡해지는게 7년동안 나와 가족의 이동을 책임졌던 클릭에게 정이 많이 들었던것 같다. 손에 익은것이 편한 습성탓도 있으리라.
굿바이 클릭…..
비얌~다리~)
아프리카나 중동은 고급기술이 필요한 부품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오토 보다는 수동 그리고 전자부품이 적은 차를 선호한다고 하네요. 고장나면 고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