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공인 연비라는 것이 엉터리(?)라는 말은 조금 어폐가 있다. 자동차의 연비는 정말 많은 요소에 의해 결정이 나는 매우 가변적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것인데 그런 것에 ‘공인’ 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은 조금 ‘아닌 것’ 같다.
내가 타는 준중형 포르테GDI 만 해도 말이 엄청 많다. “공인” 연비는 16.5Km/L다. 말그대로 1리터의 휘발유로 16.5km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을 “공인”해 준 것이다. 그렇다면 기아자동차 사장보고 와서 직접 몰아보라고 해라. 과연 일반적인 도로에서 1리터의 휘발유로 16.5km의 공인 받은 거리를 달릴 수 있는지 말이다. 만약 기아자동차 사장이 그렇게 운전하지 못한다면 그건 기아자동차가 적어도 포르테GDI 프레스티지를 구매한 수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사기”를 친 것이다.
내 기준대로 라면 아마도 100% 사기로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런 대국민 사기극은 왜 가능한 걸까…?
그것은 처음부터 “공인”이라는 단어를 붙여줘서는 안되는 자동차 연비에 허술하기 짝이 없는 엉터리 기준을 적용하여 “공인”이라는 단어를 남발한 건설교통부의 공무원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만약 그들이 책임을 면하고자 한다면 공인 연비를 내기위한 “공인” 운전 교범부터 만들어서 배포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어디에도 공인연비를 보장할 수 있는 운전법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최고의 연비를 낼 수 있는 운전법이 있다손 치더라도 우리나라 특히나 서울의 교통환경은 건교부 장관의 할애비가 운전해도 “공인 연비”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인연비.. 이제 그 환상 같은 공인연비는 버려야 할 때가 되었다… 앞으로도 대부분의 차에서 “공인연비”의 실제 연비를 기대하는 것은 꿈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인연비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 운전하고 있는 자동차의 연비를 높이는 방법은 존재한다.
얼마 전 도로에 떨어진 쇳덩어리 때문에 내 애마 포르테의 뒷바퀴 타이어의 옆 부분이 찢어지는 참상이 벌어졌다.
좌회전 신호 대기 후 출발하여 좌회전한 뒤 차선에 진입하고 뭔가 지나쳤는데 뒷바퀴에 덜커덕~~하고 심하게 걸리는 느낌이 나더니 잠시 후 차의 뒷부분이 출렁이는 느낌에 아차~~싶었다. 차를 세우고 내려보니 다음 사진처럼 타이어의 옆이 심하게 찢어져 있었다.
아…이건 지렁이로 때우지도 못하고 뭐냔 말이다. 도대체 어떤 자슥이 도로에 흉기를 떨어뜨리고 다녀서 애꿎은 내 애마의 발을 찢어놓는가 말이다. 한참 저주를 마음속으로 퍼붓고 때마침 바로 옆에 있던 스피드메이트…그중에서도 타이어 전문점에 들어가 타이어를 교체 했다. 만약 일반 휠이었다면 휠도 찌그러졌을 만한 충격이었지만 그나마 강도높은 알루미늄 합금 휠이어서 휠은 멀쩡했다.
5만Km를 주행했기에 찢어진 타이어 하나만 교체하기는 좀 애매해서 그냥 두개를 교체하고 새 타이어를 앞에.. 그리고 나머지 세개 중 두개를 골라 뒤로 보냈다. 타이어 하나에 16만6천원 (타이어는 17인치 한국타이어 였다)… -.- 17인치 타이어라 원래 좀 비싼데다가 두개를 교체하니 33만원 돈… 그나마 10% 할인을 받아 29만 얼마를 내야 했다. T.T 아까워~~~~
타이어 교체 후 연비 측정 결과의 놀라움..!!
타이어를 교체한 다음날 아침… 과연 타이어 교체가 연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테스트 하기로 했다. 떠도는 소문이 웬만한 승용차의 순정 금호 타이어는 “싸구려”라는 이야기를 들은바 있어 더 궁금했다.
아침…6시20분… 집앞 송내IC 진입 전에 있는 주유소에서 7만원의 휘발유를 주유했다. 그리고 바로 외곽순환 고속도로 진입하여 판교방면으로 진행, 학의분기점에서 빠져나와 양재동 시민의 숲까지 가는 출근길… 바로 다음의 코스다.
아침 6시 30분에 송내IC를 진입하면 거의 막힘없이 학의분기점까지 갈 수 있다. 이후 과천을 통과하여 양재시민의 숲까지는 과천터널부터 조금씩 밀렸다 풀리기를 반복한다.
트립컴퓨터에 찍힌 연비와 거리 그리고 주행시간과 평균속도를 보니 타이어 교체전과 후가 조금 차이가 있었다. 일단 교체 후의 사진밖에 없으니 먼저 공개한다.
먼저 거리… 위의 코스는 43.8km다.
주행 시간.. 약 50분이 소요되었다. 송내IC진입하여 학의분기점까지는 약 30분… 하지만 그 이후 조금 길이 밀리면 20분정도 걸려 총 50분이 걸린다.
평균속도… 약 55km/h…
연비…약 18.6km…. 너무 잘나왔다. 타이어 교체전엔 위의 코스를 주행하면 포르테GDI의 공인연비인 16.5km 정도가 나왔다. 사실 그정도의 연비도 감지덕지했다. 포르테 전에 타던 클릭도 그정도의 연비를 보여주진 못했기 때문이다. 클릭의 배기량이 1340cc이고 포르테GDI의 연비는 1598cc이니 GDI엔진의 효과가 무척 크다고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6.5km/L의 연비에서 앞 타이어 두개를 조금 좋은 타이어로 교체했을 뿐인데.. 약 2km/l의 연비개선 효과가 있다니… 타이어의 중요성을 실제로 경험한 셈이었다.
이쯤에서… 자동차 회사의 욕을좀 해야겠다. 기왕이면 순정타이어도 좀 좋은걸로 써주지말이다. 일이백만원 짜리 물건도아니고 이천만원에 육박하는 차를 팔아먹으면서 조금 좋은 타이어 끼워주면 어디 덧나냔 말이다. 고객은 왕이다가 아니라 고객은 봉이라 생각하는 것이리라.
참 많은것을 생각하게 하는 타이어 두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