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없을 땐 주로 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자료정리에 공부를 하곤 한다.
1년 중 요즘 (4월~6월)이 가장 한가하기에 도서관에 가장 자주 가는 시즌이 바로 요즘이다. 주로 부평구청 옆에 있는 북구도서관을 주로 애용하지만 매주 월요일엔 휴관이기에 백운역 인근에 있는 부평도서관을 이용한다.
백운역에서 전철을 하차해 백운역까지는 꽤 오래된… 초등학교 고학년 때 잠시 살았던 옛 주택가를 걷는 듯한 착가에 빠지게 하는 동네를 잠시 걸을 수 있다.
바로 올 하반기 즈음 철거되고 신축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공사가 진행될 백운2구역이다.
백운 2구역은 백운역에 바로 인접해 있다. 백운역2번 출구를 나서면 좁은 차로(샛길)가 있는데 재개발 예정인 백운2구역을 관통하면 가장 단거리로 부평도서관을 갈 수 있다. 이제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백운2구역 주택가의 모습을 담아본다.
왼쪽이 백운역 건물이고 오른쪽이 백운2구역이다. 지금은 그나마 영업을 하고 있지만 오른쪽에 보이는 상가도 모두 철거될 것이다.
골목을 통과하는 동안 정든집을 강제로 수용하는 것이 불만인지 보상액이 불만인지 알 수 없는 현수막을 여럿 볼 수 있었다.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주를 했는지 출입금지 스티커가 붙어 있는 집들이 꽤 있다.
아직 떠나지 않은 사람들도 꽤 있다. 골목에 주차돼 있는 차량도 많이 보인다.
담벼락도 무너질 듯 기울어 있는 집도 있다. 대문엔 출입금지 딱지가 붙어 있다.
지난 겨울만 해도 영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백운구판장… 어느새 영업을 접고 가게를 비운 듯 하다. 아직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동네에 하나 있던 수퍼마켓이 문을 닫아 버렸다.
어디선가 본 듯한 골목이 반복된다. 그래도 거기가 거기 같은 이런 골목길을 길을 잃지 않고 잘 뛰어다니며 술래잡기 하던 친구들은 어디로 갔을까…
38년간 운영하던 어린이집.. 제대로 된 보상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지나면서 보니 이 어린이집도 폐원한 듯 하다. 많은 사람들에겐 추억이 서린 어린이집일 텐데… 어머니 집에 놀러올 때 마다 아내나 남편에게 “저기가 내가 다닌 어린이집이야~~”하는 이야기도 이제 더 이상 못하겠구나…
오래된 집에 어울리는 나뭇잎이 무성한 큰 나무… 나무 그늘에 평상을 놓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흔했는데… 그리고 저 나무의 운명은 어찌될까.. 그냥 잘라버리기엔 너무 많은 추억과 세월이 묻어 있을텐데…
집을 비우고 이사를 가면 현관문에까지 출입금지 딱지를 붙이는 구나… 건설사들에게는 그저 빨리 부숴버리고 싶은 낡은 건물에 지나지 않겠지…
밖에서 뛰놀다 어두워지면.. 엄마들은 골목에 대고 “철수야~밥먹어라~~~”를 외치셨다.
요즘은 집값이 많이 올라서 보상금도 예전만큼 짭잘하지는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주택가 집의 보상액으로는 비슷한 평수의 아파트로 이주하기 힘들다던데…
머지 않아 저 차주인도 이 동네를 떠날 것이다.
그리고 모두 헐릴 운명의 주택들…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