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새로운 노트북 충전기인 UM2 USB-C 멀티포트 충전기를 구입했다. 그런데 일반 노트북 충전기가 아닌 이상하게(?)생긴 충전기를 노트북에 꼽아 사용하고 있으니 주변에서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계신다. “이게 뭐냐?” 부터 “나도 사야겠다”는 분들까지 반응도 다양하다.
그래서 이런 저런 설명을 하다보면 난관에 부딪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전기(電氣)에 관한 부분이다. 나야 전자를 전공했으니 나름 전기, 전류, 전압, 전력 등과 같은 용어를 이해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 V(volt), A(Ampere), W(Watt)와 같은 용어들을 써가며 설명하면….
“그래서(속마음은 그건 모르겠고)..얼만데??” 라는 질문으로 넘어가기 일쑤다. -.-
전기(電氣, electricity) 관련 용어
전기를 설명하려면 먼저 고등학교 때 배운 원소기호로 표시되는 원자와 그 내부의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그 주변에 존재하는 전자까지 설명해야 한다.
원자는 내부에 중성자와 양성자(+)로 이루어진 원자핵이 있고 그 원자핵을 돌고(?) 있는 음의 성질을 띈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때 양성자와 전자는 서로 같은 에너지의 양(보통 양성자의 개수와 전자의 개수로 표현한다)을 갖고 있을 경우 안정적인 상태가 되는데 대부분의 물질들은 그 상태가 안정적이다. 즉 양성자와 전자가 갖고 있는 에너지의 양이 안정적이다. 이때 이 안정적인 상태는 전하(Electric Charge)가 균형을 이루는 안정적인 상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 성질인 양성자와 – 성질인 전자의 개수가 같으니 전하는 0 이라고 이해해도 된다.
하지만 어떤 물질들은 외부의 자극에 의해 음(-)의 성질을 띈 전자가 궤도(?)를 이탈해 어디론가 튀어나가는데 이렇게 원자내부에 전자가 부족한 상태 또는 어디선가 튀어나온 전자를 받아들여 원자내부에 전자가 더 많은 음(-)의 성질이 강해진 상태를 “양전하 또는 음전하 상태”라고 부르며 이러한 전하와 관련된 모든 현상을 전기라고 한다.
기억을 더듬고 자료를 정리하면서… 무척 머리가 어지러워 졌다.. -.-
더 쉽게 이해하자면 마찰전기인 정전기가 바로 전기다. 머리카락과 털옷이 비벼지면 전기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의 두 물질이 갖고 있던 전자(- 성질)가 이리저리 튀어나가며 움직이는 상태를 전하 즉 전기라고 부르며 전자가 튀어나가 부족한 양전하 상태와 튀어나온 전자를 받아들여 전자가 더 많은 상태인 음전하 상태의 물질로 변하게 된다. 더 이상의 마찰이 없어지고 시간이 흐르면 불안정상태 즉 전하를 띄었던 물질들은 튀어나갔던 전자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게 되고 더 이상 전기가 발생하지 않는 즉 전하가 0 인상태 즉 안정적인 상태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기란 전하(전자가 넘쳐나거나 전자가 부족한 상태)와 관련된 모든 현상을 전기라고 하는 것이다. 즉 어떤 이유로 원자에서 튀어나온 전자가 이리저리 흘러다니는 현상이 바로 전기라고 표현할 수 있다.
전선(케이블)은 이런 전하(튀어나온 전자의 흐름)를 원하는 지점으로 쉽게 전달시켜주기 위한 도구다. 당연히 전선으로 사용되기 위한 물질은 옆에서 튀어나온 전하를 쉽게 받아들이고 인접한 원자에게 쉽게 전달해주는 전기적으로 매우 민감한 물질이어야 한다. 그래서 선택된 것이 바로 구리(Cu)다.
구리원자는 물질자체의 전하는 매우 안정적(0)이나 인접한 구리원자에서 튀어나온 전자를 옆의 원자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이렇게 구리케이블 내부에서 전하가 한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우리는 “전기가 흐른다”고 표현하고 “구리는 전기전도성이 매우 좋다”고 이야기 한다.. 금이나 은, 납 등도 매우 뛰어난 전기전도성을 갖고 있다.
전압(electric pressure, 단위 v (voltage))이란 전하(튀어나온 전자)를 한쪽 방향으로 밀어내는 힘을 의미하고…
전류(electric current, 단위 a (ampere))란 전하의 양을 의미한다.
이제 전기, 전압, 전류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어야 한다. 그래도 이해가 안된다면… 나도 더 이상 어쩔 수 없다.
스마트폰 정품 충전기의 충전 전력
인간은 전기를 발견한 이래 전기를 만들고 사용하는 다양한 기술들을 발전시켜 왔다. 그리고 전기를 사용하는 전자제품들을 휴대용으로 만들기 위해 전기를 저장하는 기술도 발명했다. 바로 배터리다.
배터리를 발명한 덕분에 많은 전자제품을 이동중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전기를 충전하는 초기 기술들은 충전에 매우 긴 시간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빠른 충전을 필요로 하는 시장의 요구는 매우 강했고 시간이 흘러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몇몇 휴대용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급속 충전기술이 발명되었는데 바로 USB-PD와 Quick Charge다.
이동용 전자제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마트폰이다. 최근까지 스마트폰은 대체적으로 5V(volt)의 전압과 1A(ampere)의 전류 즉 5W (W=IxV)로 충전했었고 초창기 대부분의 충전기가 지원하는 규격이었다. 심지어 1A도 안되는 경우도 있었다.
초창기 스마트폰 충전기
위 사진에서 정격출력:DC 5.0V 1.55A 라고 씌어 있는 부분이 바로 스마트폰에 공급할 수 있는 충전전력이다. 5V와 1.55A라고 선명하게 씌어 있다. 케이블과 스마트폰 입력부에서의 손실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2A 정도로 충전이 된다. 그리고 이 전류량의 기준은 일반적으로 1시간에 공급되는 전류량이다.
하지만 요즘 판매되는 스마트폰들은 저렇게 딱~ 한가지 출력 전력만 표기하는 경우는 없다. 대부분 일반 충전과 고속충전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두가지 이상의 출력전력이 표시되어 있다. 다음은 고속충전을 지원하는 갤럭시노트5의 충전기다.
앞의 사진과 동일한 삼성의 정품 스마트폰 충전기지만 정격출력에 기재된 전압과 전류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후자의 경우 5V, 2.0A까지 출력이 지원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위와 같이 5V, 2A가 명시된 스마트폰 충전기기들은 모두 퀄컴의 Quick Charge 1.0 규격의 충전기다. 즉 퀄컴의 AP를 사용하거나 퀄컴 AP의 호환 AP를 사용할 경우 이런 충전기를 이용해 비교적 빠르게 충전을 할 수 있다.
USB PD (Power Delivery)
USB PD 충전 규격은 USB 포트를 통해 충전할 수 있는 충전규격이다. 다만 USB 포트의 규격과는 별개이며 USB 3.0이나 3.1 포트를 갖고 있는 장비라하여 USB PD 충전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USB 2.0에서도 지원할 수 있는 USB 포트 규격과는 완전 별개다. 하지만 USB PD 충전이 지원되기 시작한 시기에 USB 3.0 이상과 USB Type C가 대세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주로 USB 3.0 이상 및 USB C 포트를 통해 지원될 뿐이다.
USB PD는 국제 표준 충전 규격이며 최신 2.0 및 3.0 규격에서는 USB포트 1개에서 5V/1.5A에서 20V/5A 즉 7.5W~100W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다만 USB PD 충전기를 구매하기 전에 자신의 기기가 USB PD를 통한 충전을 지원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USB PD는 퀄컴의 AP를 탑재한 기기만 지원하는 Quick Charge와는 달리 여러 제조사의 노트북에서도 충전을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USB PD를 통해 충전할 수 있는 기기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o 구글의 넥서스 6P, 넥서스 5X, 구글 픽셀 시리즈.
o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 북 2와 서비스 Go를 포함하는 이후 기종
o 애플의 맥북, 아이폰 8 이후의 아이폰, 아이패드 프로 12.9 1/2/3 세대 등
o 삼성의 갤럭시 S8, 노트8 이후 기종 및 노트북 9 Always 기종
o LG의 V30 ThinQ 이후 스마트폰 및 LG PC All-Day 그램, 올 뉴 그램 등
이렇게 USB PD 충전을 지원하는 기기들은 USB PD 충전기에 꼽을 경우 충전기과 기기가 자동으로 적절한 충전 전압과 전류를 결정해 급속 충전을 수행하게 된다.
퀄컴 퀵 차지(Quick Charge)
퀄컴에서 지원하는 급속충전 기술로서 3.2V~20V에서 최대 18W까지 자동으로 충전 전력을 정하도록 지원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이 경우 전류가 따로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W = A x V 이므로 충전전압이 5V일 경우 전류는 3.6A 라는 식으로 계산해 알아내야 한다.
스마트폰 충전기의 경우 퀵차지가 지원되면 번개표시가 되어 있다. 현재 버전4.0 까지 규격이 발표되어 있으며 퀄컴의 AP 모델에 따라 어느 버전까지 지원하는지가 다르다.
하지만 어차피 스마트폰의 경우 대부분 2.0 규격만 지원해도 급속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크게 구분할 필요가 없다. 그냥 번개표시가 있는 충전기에 꼽으면 된다.그리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퀄컴의 스냅드래곤 AP를 채용한 스마트폰이라면 거의 대부분 퀵차지를 지원한다고 보면 된다.
다만 아직까지 퀄컴 AP 및 퀄컴 호환AP 이외에 퀵차지를 지원하는 기기는 매우 드물다. 이는 퀄컴의 퀵차지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퀵차지를 지원하는 충전기에 퀵차지를 지원하지 않는 스마트폰을 충전할 경우 고전적인 5V/1A의 규격으로 충전이 진행되도록 만들어져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2017년 퀄컴은 USB PD 규격을 준수하는 퀵차지 4.0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실제 고속 급속 충전기 사용 예
UM2 멀티포트 고속 충전기(퀵차지3.0 + USB PD 동시 지원)의 사용기
지난 번 UM2 멀티포트 고속 충전기(퀵차지3.0 + USB PD 동시 지원)의 사용기에서 언급된 실 사용 장면이다.
UM2 QC80W의 경우 합산 전력 80W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위 사진의 경우 노트북 All Day Gram (19V/2.1A 대략 40W)과 8인치 태블릿 (충전기 규격 18W), 노트9 (16W) 그리고 미미한 블루투스 스피커의 모든 충전 전력 합산이 80W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4개의 기기를 문제없이 동시 충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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