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나게도 불타는 여름이 계속되던 2025년 8월 하순. 진안의 구봉산을 오르다 5봉에서 포기했었다. 늦은 출발 시간과 바람이 거의 불지 않은 상태에서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으로 뜨겁게 달궈진 대기의 열기로 인해 가슴이 답답해지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느낌이 들어 자칫 더위를 먹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렇게 2025년 여름의 구봉산 산행은 아쉽지만 구봉산의 명물 출렁다리를 구경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2026년의 봄. 다시 구봉산을 찾았다.
진안 구봉산
진안의 구봉산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500~700m 사이의 8개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는 해발 1,004m의 산이다. 구봉산 주차장에서 오르면 오르락 내리락 구간이 많아 총 누적 고도 1,000m를 올라야 하는 꽤 힘든 산이다. 게다가 정상까지 3.5 km 정도의 짧은 거리에 1,000m를 올라야 하니 등산로의 경사도가 어떨지 상상이 되지 않는가?

구봉산 입구의 주차장에 주차한 뒤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금새 등산로가 험악해지기 시작한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산이라는 걸 금새 알게된다.

험한 돌길의 경사는 점점 심해진다. 그러다 데크 계단을 만나게 된다.

이 계단이 계단 지옥의 시작이다. 하지만 이 계단을 조금 오르면 드디어 멋진 구봉산 암릉구간을 조망할 수 있다.

4봉과 5봉 사이의 출렁다리는 물론 구봉산 정상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조금 더 오르면 1봉과 2봉의 갈림길에 도착하게 된다.
구봉산 제1봉
왼쪽 구봉산 정상 방면이 2봉 방면인데 1봉은 오른쪽 100m 이내에 있다. 1봉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 2봉으로 오른다.

1봉의 전망대에 오르면 우리가 차를 세워둔 주차장도 보이고 오른쪽 먼 곳에는 덕유산 향적봉도 보인다.

1봉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남긴다. 이번엔 8봉은 물론 구봉산 정상까지 모두 인증샷을 남기기로 했다.

1봉은 680m로 700m가 채 되지 않는다.
구봉산 제2봉
1봉과 2봉의 갈림길로 돌아와 정상 방면으로 가면 금새 제2봉이 나타난다.

2봉은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수 있다. 왼쪽을 잘 살피면서 걷자. 3봉까지 간 다음 돌아오는 불상사에 주의하자.
구봉산 제3봉
구봉산의 1봉에서 8봉까지는 꽤 험한 암릉구간이다. 대부분 잘 만들어진 데크 계단으로 안전하게 걸을 수 있지만 그래도 중간 중간 철봉이나 로프를 잡고 오르고 내려야 하는 구간이 있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3봉에 올라 2봉 방면을 조망해본다.

구봉산 제3봉 인증샷!

3봉은 728m다.
구봉산 제4봉
3봉에서 4봉 가는 평소 보기 힘든 급경사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지난해 불타는 한여름 11시 즈음 이 계단을 오르며 자칫하면 탈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4봉에는 구름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잠시 쉬어가고 싶기도 했는데 8명쯤 되는 너무도 시끄러운 팀이 이미 차지하고 앉아 엄청난 소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가져왔는지 음악도 크게 틀어 놓은 채 떠들고 있었다. 이들은 우리를 따라(?) 구봉산 정상까지 따라와 추태를 부렸다.

구름정을 지나면 드디어 구봉산의 명물인 출렁다리가 보인다.
구봉산 제5봉
출렁다리는 4봉과 5봉 사이에 있다. 덕분에 이 구간은 즐겁게 지날 수 있다.

작년에는 이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구봉산 산행을 마무리했었다. 너무도 힘들게 건넜던 이 다리를 즐겁게 건넌다.

출렁다리를 건넌 다음 4봉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돌린다. 이때 느낄 수 있는 상쾌함은 출렁다리를 건너본 사람만 안다.

5봉에서도 인증샷을 남긴다.

5봉에서 6봉과 7봉 그리고 8봉과 구봉산 정상이 보인다.
구봉산 제6봉
5봉에서 6봉을 가는 길 또한 내리막과 오르막이 어마어마하다. 이러니 구봉산 정상을 가기 위해 올라야 하는 누적고도가 1,000m가 된다. 그래도 계단이 잘 조성되어 있어 힘은 들지만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리 없다.

그리고 계단 지옥이다. 하지만 주변의 풍경이 너무도 멋져서 힘듦을 많이 잊을 수 있다. 짧지만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순간이다.
6봉에서도 인증샷을 남긴다.

구봉산 제7봉
이쯤 되면 풍경이 예상된다. 구봉산이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산이라는 것이 실감난다.

7봉을 오르는 길은 예전에 다녀왔던 파주시의 감악산 하늘길을 떠올리게 하는 암벽 데크길이다. 개인적으로 감악산 하늘길은 등산을 막~ 시작한 초보들에게 강하게 추천하는 산행길 중 하나다.

어정쩡한 자세를 어찌할지 모르겠지만 7봉 인증 완료! 해발 739m다.

이제 구봉산 정상을 가기 전 마지막 8봉으로 향한다.
구봉산 제 8봉
7봉과 8봉 사이에는 출렁다리가 아니라 작은 구름다리가 놓여져 있다. 구름다리 너머에 8봉이 보이고 조금 멀리 구봉산 정상이 보인다.

구름다리를 건너 8봉에 올랐다. 해발 780m.

드디어 구봉산 정상을 제외한 1봉에서 8봉까지의 암릉 구간을 모두 지났다. 8봉에서 정상을 가기 위해서는 또 잠시 내리막을 지나야하는데 잠시 우리가 걸어온 암릉구간을 조망하며 숨을 돌린다.

8봉에서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구봉산 정상 (제9봉)
우리는 구봉산 정상까지 간 다음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 구봉산 주차장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다만 정상에서 살짝 능선을 타고 천황사 방면으로 가다가 구봉산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조금 긴 거리의 하산길도 있다 .시간은 비슷하게 걸리는 듯 하다.
그리고 중요한 것. 이 이정표의 500m를 믿지 마라.!! GPS로 측정한 실제 거리는 오차를 감안하더라도 700~900m가 된다. 체감상으로는 어마어마한 경사도로 인해 1km가 넘게 느껴진다.

이정도 계단은 껌이다. 이보다 훨씬더 경사가 심해서 사진을 찍기 위험할 정도의 계단도 있다. 그리고 계단이 아닌 구간도 꽤 있는데 마찬가지로 매우 험하다. 난이도 상급의 코스다.
정상부에 오르면 아주 잠시 능선길이 100m 쯤 있다.

드디어 구봉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구봉산 정상석을 둘러싼 너른 데크가 조성되어 있다. 마지막 인증샷을 빼먹을 수는 없다. 선명하게 보이는 해발 1,002m. 실제로 우리가 올라온 누적고도와 동일하다.

정상에서 살짝 그늘진 곳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이곳에서는 덕유산 향적봉은 물론 마이산도 보인다. 그렇다 이곳은 진안군이다.

구봉산 정상을 오를 때는 너무 힘들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1봉~8봉의 암릉구간의 풍경을 하산하면서 잠깐이나마 만끽해본다.

1봉에서 8봉까지는 오느고 내리는 구간이 몇십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8봉을 내려와 9봉을 오르는 구간은 300m를 올라야 하기에 많이 힘들다. 그래도 오른 뒤의 만족감과 성취감은 다른 산들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하산은 8봉과 구봉산 정상 사이에 있던 주차장 방면으로 하산한다. 구봉저수지 방면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총 7.5 km 구간을 걸었고 4시간 46분이 소요되었다. (정상에서 30분 정도의 휴식시간은 제외)
#구봉산 #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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