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나 하늘에 제사 또는 제의를 지내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에도 가장 오래된 제단으로 남아 있는 곳이 두곳 있다. (내가 모르는 제단이 더 있을지도..) 태백산의 천제단과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가늠할 수 없는 강화도 마니산의 참성단이 바로 그곳이다.
태백산의 천제단은 삼국시대 신라 초기부터 하늘에 제를 지냈다고 삼국사기에 씌어 있고 마니산의 참성단은 언제 만들어졌는지 기록이 남아있지 않지만 참성단이 고려 원종 11년 (1270년)에 “보수”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처음 만들어진 것은 그보다 훨씬 이전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측히 참성단이 있는 강화도는 청동기 고인돌이 무더기로 존재하는 등 매우 강한 정치적 세력이 존재했을 만큼 권력의 중심지 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참성단도 매우 이른 시기에 축조되어 하늘에 제를 지냈던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오늘은 선선한 가을을 맞아 마니산을 걷기(?)로 했다.

마니산의 가장 기본적인 코스는 강화군 화도면의 화도면사무소와 화도공용버스터미널이 있는 곳에서 출발하는 코스다.

내비게이션에서 마니산 주차장을 검색하면 대부분 앞의 지도에 표시된 마니산 공영 주차장으로 안내한다. 뭐 버스를 타도 화도 공용 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 화도면사무소로 가는 버스 중 아무거나 타도 된다.
다만, 강화군에서 유적지 입장료를 징수하므로 신용카드는 꼭 가져가야 한다.
주차하고 입구에 있는 GS편의점에서 감동란과 전주비빔김밥을 챙겨 걷기를 시작한다. 편의점 근처엔 가보고 싶어지는 카페도 있다. 시간 관계상 패쑤~~~

입구에 들어선 다음 화장실에 들러 몸을 가볍게~ 한 뒤 천부인 광장 너머 푸른 하늘을 보며 본격적으로 걷는다.

천부인 광장엔 첨성단의 미니어처(? 라고 하기엔 큰)가 있고 광장 건너편엔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놀이터가 잘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마니산 정상을 오르느라 걷지 않았지만 편하게 산책만 하고자 하는 유아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치유의 숲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런 길을 쭈욱~걸어 가면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사진의 앞으로 쭉~ 뻗은 길을 걸으면 계단로(길)로 마니산 정상까지 오르게 되고 오른쪽 길로 가게되면 단군로(길)로 마니산 정상까지 오르게 된다. 단군로는 계단로에 비해 1km 정도 거리가 더 멀지만 경사가 완만(?)한데 반해 계단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경사가 심하고 계단지옥이다. 우리는 당연히 단군로로 올라 계단로로 내려오기로 했다.
단군로 등산로로 접어든 모습.

언덕과 능선길이 이어진다. 단군로를 조금만 올라가도 능선에 접어들지만 본격적인 좋은 풍경의 능선은 조금 더 가야한다.

본격적인 계단이 시작된다. 이름하여 “웅녀계단” 이다.

이제 푸른 하늘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보이는 서해바다. 간조 때 인지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다. 사진 왼쪽으로 가면 동막해수욕장이 나온다.

능선을 오르고 또 오르다 보면 어느새 마니산 정상까지 800m 남는다.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 중간 중간, 정말 멋진 뷰포인트가 나타난다.

멋진 배경은 그냥 얻을 수 없다. 꽤나 험한 능선길이 계속 이어진다.

이런 칼바위도 지나야 한다.

궁예가 봤다면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옴마니 반메~훔~~~ 누가 이 바위를 베었는가?” 마치 두부를 썰어놓은 듯 깔끔하게 잘려있다.

드디어 참성단이 보인다. 그 앞에 잠시 쉬고 있는 분…

참성단 옆을 지나는 데크길.

아쉽게도 참성단은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이유는 등산객에 의한 문화재 훼손이 원인이란다.

이 사진을 찍는 곳이 바로 마니산의 정상이다. 정상엔 작은 헬기장이 있고 평평해서 잠시 쉬어가기에 좋다. 그런데..사람이 너무 많다. 도무지 정상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우리가 올라올 때 단체 등산객을 태운 버스가 왔는데… 공교롭게도 정상에 다 모여있다. -.-
마니산 정상에서 바라본 북북동 쪽.

마니산에도 단풍이 조금씩 찾아오고 들판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간다.
마니산 약간 북쪽. 멀리 고려산 방향.

이번엔 동동남쪽. 함허동천과 정수사에서 올라오는 코스다.

다음엔 정수사나 함허동천 방면에서 저 능선을 타고 올라와도 좋을 듯 하다. 계단지옥보다는 낫지 않을까???
계단지옥인 계단길로 하산한다. 계단만 있다고 했는데… 이런 돌길도 있다.

그치만..계단이 정말 많다. 이 길로 올라오는 것은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에 자신있다면 올라와도 좋을 듯.
정상에서 믹스커피와 김밥과 계란을 먹는 시간까지 포함해 넉넉잡아 세시간 남짓 소요된 마니산 탐방기를 마친다. 그런데 인천둘레길에 왜 마니산 등산코스를 15코스로 넣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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