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뱀사골 단풍 하이킹

지구 온난화의영향 때문인지 가을이 점점 짧아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그럴 수록 가을을 제대로 즐겨야 하기에 주말마다 단풍을 찾아 다니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내가 이렇게 단풍에 물든 산을 좋아하게 될지 몰랐다. 나이를 먹으며 점점 T 성향을 잃고 F 성향이 발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마도 호르몬 생성의 변화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난 주에는 급하게 지리산 뱀사골을 다녀왔다. 너무도 즉흥적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때로는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망설이지 않고 행하는 것이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것 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한다. 그리고 이번 결정이 그랬다.

지리산 뱀사골 탐방안내소 출발

뱀사골 계곡 하이킹은 지리산 뱀사골 탐방안내소에서 출발한다. 주의하자. 탐방지원센터가 아니다. 뱀사골 탐방지원센터는 우리가 뱀사골 하이킹의 반환점으로 계획한 간장소 보다 훨씬 더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지리산의 달궁계곡과 뱀사골 계곡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지리산 뱀사골 탐방안내소다.

탐방안내소 오른쪽에 공영주차장이 있다. 하루 주차요금은 50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주차요금을 내고 주차장쪽으로 가다보면 안내소가 보인다.

안내소를 출발해 뱀사골 탐방로 입구로 가는 길이다. 아직은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울긋불긋한 단풍이 참으로 예쁘게 보인다.

참고로 천년송이 있는 와운마을로 가는 길도 이 길이다. 이정표에는 화개재 방면으로 표시되어 있기도 하다.

뱀사골 신선길

자동차도 올라갈 수 있는 이 길은 아마도 와운마을 주민들만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상부에 주차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걸어갈 것을 추천한다. 바로 신선길 때문이다.

이 와운마을 진입로를 걷다 보면 뱀사골 신선길이 나온다. 이 신선길은 와운마을과 뱀사골 탐방로 갈림길까지 뱀사골 계곡 쪽으로 내려가 편하게 걸을 수 있는 탐방로(데크길)다. “뱀사골 신선길” 간판이 걸려있는 데크길로 들어서면 계곡을 바로 옆에 끼고 단풍을 즐기며 걸을 수 있다.

뱀사골 신선길은 뱀사골 탐방로와 와운마을 갈림길까지 약 1.5 km 정도 조성되어 있다. 이 길만 걸어도 매우 예쁜 단풍을 즐길 수 있다.

뱀사골 탐방로 입구

뱀사골 신선길 끝까지 가면 와운마을과 뱀사골 탐방로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 다리를 건너면 와운마을 천년송으로 갈 수 있다.

이곳에 마지막 화장실이 있어서 얼른~ 몸을 가볍게 하고 본격적인 간장소까지의 뱀사골 계곡 하이킹을 시작했다.

뱀사골 계곡 하이킹

뱀사골 계곡은 지리산의 유명한 봉우리 중 하나인 반야봉에서 반선까지 지리산 주 능선의 북쪽 사면을 흘러내리는 길이 14km 정도되는 골짜기다. 참고로 지리산의 여러 유명한 계곡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손꼽힌다. 그리고 작은 폭포와 소(물웅덩이) 100여개가 있어 계곡을 더욱 아름답게 꾸며준다.

뱀사골 탐방로 몇 곳에 아래와 같은 탐방로 안내도가 있어서 현재 위치를 쉽게 알 수 있게 도와준다.

뱀사골 계곡 탐방로 안내도
뱀사골 계곡 탐방로 안내도

우리는 뱀사골 탐방안내소 부터 간장소까지 걸을 계획이다. 뱀사골 탐방로로 들어서니 주말(토요일)이라선지 제법 많은 산꾼들이 오르고 있었다.

뱀사골 계곡을 따라 물든 단풍도 절정은 지난 모양이다. 하지만 아직도 가을 단풍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11월 첫 번째 토요일) 하늘은 푸르고 단풍은 알록달록하고 공기는 신선하다.

탐방로는 완만한 경사이기에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으며 험한 돌길도 거의 없다. 오히려 낙엽이 쌓여 푹신푹신하기에 발의 피로도 별로 쌓이지 않는다. 그리고 뱀사골 계곡을 여러면 건너게 되는데 다리도 정말 잘 만들어져 있었다.

다리에는 다리의 이름과 설치된 날짜가 기록되어 있었다. 이 다리는 병풍교이고 1999년 6월에 설치되었다. 그리고 뱀사골에는 무슨무슨 소~라고 부르는 물웅덩이가 많다. 이 소는 낙차에 의해 계곡의 암반이 파여 만들어진 작지만 깊은 물웅덩이인데 일부는 사람이 익사할 만큼 깊다고 하니 함부로 뛰어들지는 말자.

이 소의 물은 정말 깨끗했다. 여름이었다면 정말 들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서 깊은 골짜기 까지 햇살이 비추기 시작했다. 당연히 단풍은 햇살을 받아 더 예뻐지기 시작한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걸었던 것 같다. 어느새 간장소에 도착했다.

간장소

두 시간 쯤 걸려서 간장소에 도착했다.

뱀사골의 소에는 이렇게 각 소에 얽힌 이야기들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간장소에서 살짝 고민했다. 애초 계획은 간장소를 반환점으로 돌아가기로 했었는데 예상보다 체력이 많이 남아서 2.7 km를 더 올라 화개재까지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말이다. 하지만 간장소의 해발이 800미터 중반 쯤 되는데 화개재는 해발 고도가 1300미터가 넘는다. 해발 고도를 확인하고 바로~ 마음을 접었다. 하~하~.

간장소의 계곡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간 브런치를 먹었다.

원점 회귀

뱀사골 계곡의 가을을 찐하게 느낀 후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올라올 때 보다 해가 높이 떠서 깊은 계곡까지 햇살이 비추니 내려갈 때 보는 가을 풍경이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우리가 내려가는 와중에도 걸어오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소의 풀 중에서 진한 초록색으로 보이는 곳이 있었다.파란 하늘과 붉은 단풍 그리고 소의 진한 초록이 참 멋진 조화를 이룬다.

단풍이 드는 시기가 다르기에 단풍이 한창인 숲과 낙엽이 모두 떨어진 숲이 공존하고 있다.

뱀사골 탐방안내소 근처의 단풍도 꽤나 멋지다. 체력이 안돼도 멋진 단풍을 즐길 수 있다. 뱀사골 캠핑장 입구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총 5시간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거리는 12 km 가 조금 넘었다.

#지리산 #뱀사골 #간장소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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