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좋은길] 단풍가득한 북한산 우이령길

서울 사는 사람들에게 서울근교에서 가장 절경인 산을 꼽으라면 십중팔구 북한산을 꼽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수도권, 아니 서울특셜시와 경기도 그리고 인천광역시를 통틀어 유일한 국립공원이 바로 북한산이다. 그만큼 경치도 좋고 멋진 등산로도 많은 곳이 북한산이다.

허나… 등산은 힘들다. ^^ 가끔 산을 오르기도 하지만 숨이 꼴깍~꼴깍~ 할만큼 헐떡이며 산을 느릿느릿 걸어 오르는 건 내 취향은 아니다. 비록 느리긴 하나 내 주 운동 종목인 달리기가 더 낫다. (순전히 취향탓..!!)

단풍에 물든 북한산을 기대하고 걸은 곳은 바로 “우이령길”이다.

옛부터 양주의 송추, 장흥 쪽에서 서울로 갈 때 가장 최단코스가 바로 우이령을 넘어가는 길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이령은 해발도 낮아 힘들이지 않고 북한산을 넘어 서울로 가는 길이다.

일주일 전, 국립공원 탐방 예약사이트에서 탐방예약을 하고 아침 8시 30분 쯤 북한산 우이령길 송추방면 교현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다. 길가 공터에 주차를 하고 탐방지원센터까지 조금 걸어가니 트레일 러닝을 하는 분들이 보였다.

북한산 우이령길 송추방면 탐방안내소
북한산 우이령길 송추 방면

길이 얼마나 좋길래 이 우이령 고개를 달리기로 넘나 싶었다.

일교차가 크고 날이 선선해서 그런지 안개가 끼어 푸른 하늘이 보이지 않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단풍은 제법 물든 것 같았다. 단풍의 절정은 10월말, 11월 초가 될 듯 싶다.

이 우이령길은 사람들만 넘을 수 있는 좁은 길이었는데 한국전쟁 당시 작전로로 미군이 확장, 개설했다고 한다.

우이령길 안내
우이령길의 아픈 역사

68년 김신조를 비롯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폐쇄됐다 2009년에 다시 개방했지만 하루 1000명만 예약을 통해 탐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넓직~한 길이 펼쳐진다. 단풍은 조금 아쉽긴하지만 그래도 제법 물들었다.

북한산 우이령길 송추방면 초입

군사제한구역 답게 곳곳에 경고판이 설치돼 있다. 탐방로 이탈하면 총맞는건가??

우이령은 군사제한구역이다.

곳곳이 붉에 물들어 있다. 왼쪽은 우이령 계곡???이다.

붉게 물든 우이령 단풍
우이령 이정표

아..이곳에서 석굴암이 있구나. 하지만 우린 송추방면 교현탐방지원센터에서 서울방면 우이탐방지원센터까지 딱~~~4.5 km만 걷는다. 단, 이번엔 왕복이다. 합이 9 km.

아직 절정은 아니지만 단풍이 제법 물들었다.

붉게 물든 우이령 단풍

길은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꾸준하게 고도가 높아진다.

송추에서 우이령 가는 길

난데없이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뜬금없이 “유격”이라는 매우~아주~너무도 기분나쁜 단어가 새겨진 돌덩이가 보인다.

쓰러트리고 싶은걸 참았다.

유격훈련장

얼마나 많은 20대 초반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구르고 또 굴렀을까…. 끝없이 반복되던 조교의 “8번 온몸비틀 20회!!! 몇회!!!??” “20회!!!” “자 20회 실시~~!!”가 아직도 귀에 선하다.

더 이상 차는 올라지 못한다.

유격장 인근에서 차량은 출입이 금지된다. 석굴암으로 가는 소수의 차량만 이곳까지 올라오는 듯 하다.

이곳부터 길은 점점 좁아진다.

길이 좁아지는 만큼 단풍은 더 보기에 좋다.

좁아지는 우이령길

멀리 할머니와 딸이 함께 산책을 나온 듯 한데.. 맙소사 허리는 굽었지만 두손에 등산스틱을 짚고 느리지만 꾸준히 우이령을 향하는 할머니였다.

우이령에 도착하기 전 “오봉 전망대”가 있다.

북한산국립공원의 절경 중 하나인 오봉

오봉을 조망할 수 있는 오봉전망대.

오봉전망대

아직 안개가 모두 걷히지 않아 희미하게 보이지만… 뚜렷하게 5개의 암봉이 보인다.

오봉산 오봉
오봉산 오봉

조금 내려와서 찍은 오봉. 왼쪽이 여성봉이고 오른쪽이 도봉산 주봉 쪽이다. 도봉산과 북한산은 붙어 있다. 하나의 산줄기다. 아래는 조금 내려와서 찍은 오봉.

도봉산 오봉
오봉산 오봉

오봉 전망대를 지나면 화장실이 있는 공터가 나오고 조금만 더 가면 우이령이 나온다.

우이령

어이없을 만큼 쉽게 우이령을 넘을 수 있었다.

우이령 이정표. 우린 우이탐방지원센터 까지 갔다 다시 돌아온다.  ” I’ll be back !”

북한산 우이령
우이령 이정표

우이령을 넘어 우이탐방지원센터로 가는 길.. “아… 여기가 단풍이 절정일 때 왔어야 하는데..”라는 아쉬움이 확~ 밀려왔다.

우이령에서 우이탐방지원센터 방면

온통 단풍나무가 길을 뒤덮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이곳은 푸르다. 너무도 아쉽지 않을 수가 없다. 본디, 다음주말의 탐방을 예약하려 했으나 이미 꽉~차있어 일주일 먼저 탐방한 것인데… 다음주가 왜 예약이 마감됐는지 알 수 있었다.

계획이 철저한 사람들 같으니…… ㅎㅎ

저 푸른 단풍나무 잎이 붉게 물들면….

우이령 단풍나무

아쉬운 대로 붉에 물든 단풍으로 만족해야 한다.

일주일 뒤가 기대되는 우이령길

나무들이 나도 단풍이다…!!라고 외치는 듯 싶다.

우이탐방지원센터로 내려가면서 찍은 계곡 건너편 능선의 단풍든 모습.

우이령 단풍

단풍이 제법 든 우이령길.

우이령길 단풍

군데 군데 붉게 물든 단풍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새 우이탐방지원센터다.

저길 나가면…다시 들어오지 못한다. 탐방예약은 편도만 가능하다. 다시 들어오려면 우이 -> 교현의 탐방을 예약한 QR코드가 필요하다.

북한산 우이탐방지원센터
북한산 우이탐방지원센터

우이령길은 사실 여기가 끝이다.

우이령길 코스
우이령길 코스도

돌아가는 길. 어느새 해가 나서 푸른 하늘이 보인다. 단풍이 햇살을 받으니 더 예쁜듯.

교현탐방지원센터로 돌아가는 길

교현탐방지원센터로 돌아오니 출발할 때와는 달리 사람들이 줄을 서서 QR을 찍고 국립공원 투어 스탬프를 찍고 있다.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이런 기념품

국립공원 투어스탬프 여권을 받아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이런 기념품을 준다.

줄서서 국립공원 스탬프를 찍는 사람들

그리고 우이령까지 다녀오신 듯 보이는 할머니. 대단하시다.

그리고 짧고 편한 코스에 아쉬움이 느껴진다면 송추계곡의 단풍을 조금 더 보러 가는 것도 좋겠다. 우리는 커피한잔 하러 송추계곡에 있는 카페를 찾았는데… 예상치 못한 멋진 단풍을 조금 더 즐길 수 있었다.

카페에서 바라본 송추계곡의 풍경. 커피맛, 치즈케익의 맛 보다는 풍경이 더 큰일을 하는 카페였다. 커피와 치즈케익의 맛도 좋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카페였다.

카페에서 바라본 송추계곡 방면

주관적이겠지만 조금은 아쉬운 모카라떼와 카페라떼. 그래도 라떼아트는 멋졌다.

모카라떼와 카페라떼의 라떼아트

커피를 마시고 잠시 걸었던 송추계곡.

송추계곡의 단풍
송추계곡의 도봉산 방면
송추계곡의 장흥방면
노랗게 물든 멋진 은행나무

 

#우이령길  #송추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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