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걷기 좋은 시기에 접어드는 3월의 하순. 우리는 서울을 대표하는 두 산 중 하나인 관악산을 오르기로 했다. 서울, 안양, 과천을 아우르고 있는 관악산은 해발 632m의 연주대를 정상으로 하는 경기도의 5대 악산 중 하나다. (송악산, 운악산, 화악산, 감악산 그리고 관악산)
군 복무 당시 사령관이 불교신자라는 이유로 주황색 체육복에 활동화를 신고 연주암까지 오른 후 연주암에 모인 공양미를 송신소까지 지고 올라가는 짓(?)에 동원된 추억(?)이 있는 관악산을 오르기로 했다.

관악산 연주대 오르는 길
관악산은 오르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공식 등산로 이외에도 많은 비공식 등산로가 조성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아래 지도의 왼쪽 상단에 있는 서울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출발해 급경사를 올라 연주대로 바로 오르거나 연주암을 거쳐 오르는 코스가 있고 과천동 주민센터, 과천성당, 과천향교 등 과천시내에서 연주암을 거쳐 오르는 길도 있다.
또한 안양 인덕원 방면에서 국기봉과 국사봉을 거쳐 관악산의 주 능선을 타고 연주대로 향하는 코스도 있고 심지어 지도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안양의 제2경인고속도로 인근 경인교육대학교가 있는 삼막사 계곡에서 삼성산을 넘어 관악산으로 오르거나 안양유원지 인근에서 삼성산을 넘어 관악산으로 넘어오는 코스도 있다.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코스 중 하나인 과천향교에서 출발해 연주암을 거쳐 연주대로 향하는 코스다.
관악산 등산 후기
일단 주차는 과천향교 출발점 인근에 있는 도로변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하지만 주말에는 아침일찍부터 만차인 경우가 많기에 주말 한정 무료인 공공기관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과천시청 근처인 과천 보건소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관악산 등산코스의 출발점인 과천 향교로 향했다.

사진에도 보이듯 KBS 송신소는 물론 방송3사 전파를 모두 송출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방송 송신소다.
개천을 건너면 바로 과천향교가 보인다. 연주암까지 2.65 km 라고 씌어 있다.

KBS 송신소까지 운행하는 방송국 전용 케이블카가 있다. 사람을 실어나르기 위한 목적의 케이블카이기 보단 자재를 실어나르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케이블카인가 싶다. 일반인은 태워주지 않는다.
우리는 “연주암” 으로 올라가 관악산 정상 “연주대”를 지나 관악문을 거쳐 마당바위 근처로 하산하는 코스를 상정하고 있다. 총 8.5 km의 순환코스다. 계단쪽이 연주암 방면, 그리고 오른쪽이 마당바위 근처에서 내려오는 “천혜수 탐방로”다.

멀리 연주대 바로 옆에 있는 기상관측소가 보인다. 그리고 잘 정비되어 있는 돌계단을 오른다.

개나리 만발한 곳도 지난다. 봄이 이래서 좋다~

계곡을 지나며 다리도 건너고 철계단도 오른다. 아직은 경사가 급하지 않다.

오래 전, 불법적으로 동원당했을 당시에는 이런 데크계단이 없었다. 데크 계단아래 작은 바위 투성이의 돌길을 그 얇디 얇은 바닥의 “활동화 (운동화라 부르기에도 민망한)”를 신고 날아 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편하게 오를 수 있는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다.

연주암을 오르는데 가장 힘든 구간(?)인 깔딱고개를 오른다.

때로는 등산로 인지 아닌지 헷갈릴 만큼 거친 야생의 암벽길도 나타난다. 그렇다 관악산은 “악산”이었다. 관악산의 최고봉인 연주대를 지나면 악산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어느새 연주암이 나타난다. 왼쪽의 건물은 예전엔 없었는데 새로(?) 지은 것 같다.

연주암 전경. 저 오른쪽 건물에서 산채 비빔밥을 먹었던 기억이.

연주암 뒤편의 길로 연주대까지 올라야 한다. 이제 관악산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즈음 부터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중앙부 왼쪽의 작은 건물이 연주암의 부속건물이고 그 아래에 연주암이 있다. (가려져서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KBS의 방송 송출탑과 케이블카가 보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연주대. 연주대에도 연주암의 부속건물로 보이는 건물이 하나 있다. 아마도 기도에만 사용되는 건물인 듯 하다. 그리고 왼쪽 연주대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보인다.

연주대에서 사진찍는 모습. 그런데 연주대 표지석이 위태위태해 보인다. 이 때 시간이 9시30분이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이미 등산객으로 포화상태다. 모두들 간식을 먹거나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연주대에서 바라본 기상관측소와 KBS 방송 송출탑 방면의 풍경. 이쪽 방면으로 가면 안양 인덕원 방면과 서울대 방면 그리고 삼성산까지 능선을 탄 뒤 경인교대 방면으로 하산할 수 있다.

관악산 연주대까지 오른 뒤 오른 길을 다시 내려오는 것은 관악산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관악산의 진면목은 이 연주대 너머에 있다.
관악산 하산길
연주대를 왼쪽 철조망 쪽으로 넘어가면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 방면으로 가는 길과 과천시 과천동 주민센터 방면으로 가는길 그리고 우리가 출발점으로 삼았던 과천향교 방면으로 하산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서울대학교와 멀리 여의도와 한강 그리고 북한산까지 조망이 가능함을 알 수 있다.

관악산 연주대를 넘어가면 이런 봉우리가 보인다. 그리고 저 봉우리를 넘어가게 된다. 길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될정도다. 안양방면이나 과천향교에서 연주대 까지 올라오면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그 멋드러진 암석 봉우리에서 이런 사진도 한번 찍어본다.

사람이 통과하고 있는 곳. 바로 관악문이다. 수십, 수백만년 동안 하나의 커다란 화강암이 깎이고 깎여 저런 모양이 된 것이라니 새삼 자연의 위대함이 느껴진다.

관악문을 지나 마당바위 쪽으로 코스를 잡고 멋진 조망점에서 관악산 정상부를 바라본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체 그리고 송신탑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관악문을 지나서도 작은 봉우리를 두서너개 넘어간다.

키 작은 나무들이 즐비한 숲길을 한참 내려온다.

멀리 서울랜드 주차장과 호수 그리고 그 너머에 우리가 지난 주 올랐던 청계산이 보인다. 서울랜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오른쪽 과천 매봉산을 오른 다음 멀리 청계산 정상을 지나 왼쪽 옥녀봉을 거쳐 하산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꽤 힘들고 긴 코스였다..

마당바위를 스쳐지나 한참을 내려오면 산불감시탑을 지나게 되고 과천 향교방면 갈림길이 나온다.

연주암으로 향하며 우리가 지났던 길이 보인다. 하산 완료다.

총 3시간 12분이 소요되었고 거리는 8.5 km 였다. 단, 쉬는 시간, 간식 먹는 시간은 제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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