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기행] 가을의 진객 – 명성산 억새밭

가을의 진객은 단풍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진객이 있으니 바로 억새다.

억새는 벼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극동의 한국, 중국, 일본에만 자란다고 한다. 그리고 이 억새가 군집하여 대세 식물로 자리잡은 곳이 우리나라에 여러곳이 있다.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충남 홍성의 오서산과 경상남북도에 걸쳐있는 간월재-신불산-영축산 능선코스 등 여러곳이 있다.

그리고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바로 10월 셋째주 주말에 다녀온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명성산이다. 명성산은 아래 지도에도 나와 있듯 산정호수를 끼고 있는 산이다.

명성산(산정호수) 억새군락지 위치
명성산(산정호수) 억새군락지 위치

이 지도가 억새군락지의 대략적 위치다. 카카오 지도에도 표시가 되어 있는데… 오류가 있는 듯 하다.

만약 억새가 한창일 10월 중순에 간다면 아침 일찍 도착하도록 해야 한다. 명성산 억새밭은 유명 관광지인 산정호수 주차장이 출발지다. 즉 산정호수 유원지에 놀러오는 사람들, 호수 둘레길 산책하러 온 사람들, 명성산 단풍 시즌 등산을 온 사람들, 그리고 철 따라 억새밭 구경을 온 사람들이 뒤엉켜 12시만 되어도 진입로는 주차장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시간 반을 달려 산정호수의 메인 주차장인 상동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8시 정각 즈음이었다. 그리고 그 때 상동주차장은 거의 만차가 되어가고 있었다.

얼른 주차를 하고 억새밭으로 향했다. 왼쪽이 산정호수 상동 주차장이고 주차장 안내 플랭카드가 걸려 있는 곳이 바로 억새밭으로 가는 길이다.

산정호수 상동주차장 입구
산정호수 상동주차장 입구

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왼쪽에 작은 주차장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억새밭으로 가는 길이 있다. 헷갈릴 염려가 없다.

곳곳에 “명성산 억새밭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다.

명성산 억새밭 가는 길
명성산 억새밭 가는 길

바로 산길이 나온다. 하지만 경사도는 크지 않다. 등산로 오른쪽에 계곡을 끼고 걷게 된다.

명성산 억새밭 가는 길의 단풍
명성산 억새밭 가는 길의 단풍

누가 저 돌을 괴어 놓았는가?

신기한 바위
신기한 바위

아직은 단풍이 완전히 물들지는 않은 듯 하다. 억새도 한창이었으면 싶은 마음을 품고 열심히 걷는다.

어쩐지 산을 오를 수록 단풍이 짙어지는 것 같다.

점점 진하게 물들어가는 명성산의 단풍
점점 진하게 물들어가는 명성산의 단풍

계속 등산로가 이어지지만 경사가 아주 심하지는 않다. 다만 꾸준히 오르막이 계속된다.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산을 오르기 시작한 후 1시간 조금 더 지나자 드디어 울창한 나무 숲이 사라지고 탁트인 파란 하늘이 보인다.

그리고 억새가 간간히 보인다. 점점 억새밭이 가까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뜬금없는 빨갛게 물든 나무 한그루… 다들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니다.

포천시 명성산 억새 바람길
포천시 명성산 억새 바람길

드디어 나타난 명성산 억새밭…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사람이 더 많아지기 전에 억새를 눈과 마음에 담아둬야 한다.

조금 올라가 찍은 억새밭 전경..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그 때보다 날씨는 더 좋은 것 같다. 파란 하늘과 억새의 조화가 아름답다.

명성산 억새밭 풍경
명성산 억새밭 풍경

억새밭 전망대 까지 올라가 찍은 사진.. 아직은 한낮이 아닌지라 역광을 극복하기는 어려운 듯..

명성산 억새밭 전망대에서
명성산 억새밭 전망대에서

우리나라 산의 특징 중 하나인 첩첩산중…

억새밭과 첩첩산중
억새밭과 첩첩산중

바탕화면 용 억새밭 사진으로 적합할 듯.

억새밭 바탕화면
억새밭 바탕화면

날이 참 좋다. 승리(?)의 V 포즈.

전망대에서 간식을 챙겨먹고… 접어든 하산길.. 하산 코스는 온길이 아닌 자인사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책바위로 가는 능선을 따라 가는데.. 음…코스가 짧은 이유가 있었다. 완전 급경사였다. 생명의 위협을 느낄정도로…

계단의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계단인가 사다리인가?
계단인가 사다리인가?

이 계단이 사진으로 보니 잘 느껴지지 않지만… 계단이라기 보단… 절벽에 놓여진 사다리라 부르는게 더 적합할만큼 급경사다. 노약자는 출입을 삼가는게 좋은 듯..

아니나 다를까 책바위를 거쳐 비선폭포로 가는 책바위 코스와 자인사로 내려가는 자인사 코스의 이정표가 나온다.

억새밭(팔각정)-책바위(비선폭포)-자인사 갈림길
억새밭(팔각정)-책바위(비선폭포)-자인사 갈림길

위 지도에서 파란색이 자인사로 내려가는 방향, 초록색이 책바위(비선폭포) 방향이다.

우리가 가고자하는 자인사 코스는 아래쪽… 여기서부터 자인사 까지는 완전 바위절벽이다. 이 사진에서도 경사도가 잘 느껴지지 않지만… 45도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억새밭-자인사 코스
억새밭-자인사 코스

이 코스는 전문 산악인들의 훈련코스를 적합할 듯 싶다. 간혹 억새밭 까지 빠르게 가까운 코스로 가려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완전 잘못된 결정이다. 워낙 급경사라 훨씬 힘들고 시간도 더 오래 걸릴 듯 하다.

가끔.. 힘들게 내려가고 있는 우리에게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냐고 묻는 분들이 계신데… 차마.. 대답하기 곤란했다. 맘속으로는 “그냥 내려가세요..”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자인사에서 바라본 봉우리.. 저 봉우리 너머에 억새밭이 있겠지??

명성산 자인사
명성산 자인사

자인사에서 내려와 주차장까지 가는 길은 산정호수 둘레길로 가면 좋다.

요즘 오리배에는 모터와 스크류가 달려 있는 듯.. 힘들게 페달을 구르지 않아도 잘~간다.

산정호수와 단풍 그리고 파란 하늘의 조화가 아름답다.

총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 걸린 듯 하다.

#산정호수 #명성산_억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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