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걷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것은 그다지 좋아한다고 할 수 없다. 체질 때문인지 산을 오르면 한겨울에도 땀이 비오듯 흐르고 속옷이 모두 젖어버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그런데.. 걷기 좋은 길, 그 중에서도 자연 풍광이 좋은 길은 대부분 산을 끼고 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산을 오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산을 오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도 걷기 좋은 길에 걸으러 갔다 산을 오르게 된다.
이번엔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내변산에 있는 “내변산탐방지원센터-직소폭포-관음봉-세봉-인장암-내변산탐방지원센터” 순환코스 트래킹이다.
출발점은 변산반도국립공원 내변산탐방지원센터 또는 변산반도 국립공원 탐방지원센터 내변산분소다. 아래 사진처럼 탐방로의 시작점이 보인다.

이제 가을이 깊어가니 머지않아 이 푸른 녹음이 빨강, 주황, 노랑으로 물들겠지.. 숙성된 가을햇살이 비치는 2021년의 마지막 녹음을 즐기리라…

오른쪽을 보니 기암괴석의 봉우리가 보인다. 이 때만해도 변산반도의 관음봉과 세봉을 우습게 보고 있었다. 얼마나 험한 바위산인지 상상도 못하고…. 쯧쯧..

비가 종종 내리는 가을인지라 계속엔 물이 꽤나 많다.

이제 자연보호헌장탑 근처다. 출발점인 내변산분소에서 직소폭포를 지나 재백이고개 수백미터 전 까지는 편안하게 걷기 좋은 숲길과 계곡길이 이어진다. 우리는 아래 지도의 파란선을 따라 순환 트래킹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직소폭포를 지나온 물이 고여 호수를 이루고 있다. 작은 보가 물을 가두고 있었다. 호수 옆엔 기암절벽이~~~.

직소폭포 아래엔 작은 폭포가 하나 더 있다. 이 폭포 상류에 직소폭포가 있다. 전망대도 잘 갖춰져있다.

멀리 직소폭포가 보인다. 전망대를 지나면 직소폭포로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이 있나본데..우리는 패스~~

직소폭포를 지나 계곡길을 걷다보면 재백이 다리가 나온다.

그냥 걷기만 원한다면 여기서 U턴하라. 이 다리를 건너는 순간 오르고 또 오르는 험한 바위길이 이어진다. 순간의 선택이 무릎의 안녕을 지킨다.
본격적인 등산의 시작이다.

숲이 끝나면 확~트인 평평한 바위언덕이 나온다. 재백이 삼거리다. 아래 사진의 정명 숲길로 올라온다. 오른쪽이 내소사 즉 관음봉으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 부터 암벽길이 자주 나타난다. 아니 거의 암벽길이라 보면 된다.

카카오맵이나 네이버맵을 보면 등고선을 수직으로 치고 올라가는 코스를 확인할 수 있다. 재백이 삼거리에서 하나의 봉우리를 넘어서면 아래 사진처럼 멀리 관음봉이 보인다.

호두과자 몇알과 커피로 아침을 때운 탓인지 너무 힘들어 관음봉 가기 전 봉우리에서 잠시 쉬며 당을 보충하였다. 쉬면서 바라본 관음봉.
다시 부지런히 걸어 관음봉 삼거리 도착.

관음봉삼거리를 지나 관음봉으로 가다보면 암벽에 걸려있는 길을 걷게된다. 그리고 그 옆은 거의 절벽이고 멀리 직소폭포 근처의 호수가 보인다.

가파른 계단길을 숨을 헐떡이며 올라가다 보면 갑자기 관음봉 정상이 나온다.

앞서 온 한 아저씨가 사발면과 밥 등 한상 차려놓고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있다.
관음봉 정상의 전망대. 채석강 쪽을 향하고 있다.

관음봉 정상에서 잠시 쉬었다 우리가 갈 세봉 방면을 바라본다. 바로 앞에 철계단으로 오르는 봉우리가 바로 세봉이다.

세봉을 넘기 위해 관음봉을 내려갔다 세봉을 오르던 중 산 아래에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내소사가 보였다.

관음봉에서 세봉을 지나 세봉삼거리 그리고 인장암까지 가는길은 관음봉을 오르는 길보다 훨씬 더 험하다. 암석 봉우리를 넘으면 또 봉우리가 나오고 그 봉우리를 넘으면 또 봉우리가 나오는…

마치 내가 제자리를 빙빙 돌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들 뻔했다.
세봉에 도착해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일단 끼니를 해결하고 세봉 샷..!

세봉 옆의 또다른 봉우리 정상에 있는 세봉삼거리… 왜 세봉도 아닌데 세봉삼거리인지… 그냥 이름이 없어 세봉이라는 이름을 가져다 붙인 듯.

그냥 세봉삼거리에서 식사를 할껄 그랬다. 세봉과는 달리 정상에 넓은 공터가 있다.

세봉 삼거리에서 인장암으로 곧바로 가기로 하고 가마소 삼거리 쪽으로 간다. 가마소 삼거리 쪽으로 조금가다보면 인장암 쪽으로 빠르게 가는 지름길이 나온다. 이 길로 들어서면 또 다시 봉우리를 넘고 또 넘어야 한다. 그 봉우리들에서 변산반도 북서쪽 전망이 잘 보인다.

멀리 새만금 방조제가 보이고 선유도로 보이는 섬들도 펼쳐져 있는 것이 보인다. 날이 맑으니 풍광이 끝내준다. 이 코스는 경사가 무척 가팔라 어린이나 노약자는 이 코스는 피해야 할 듯 하다.

기암절벽에 소나무가 멋드러지게 서있어서 한 컷..

세봉삼거리에서 조금가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인장암 방면으로 봉우리를 넘고 넘으면 가마터 삼거리가 나온다. 드디어 순환코스의 출발점이자 종점인 내변산 주차장이 보인다.

역시나 가파른 언덕길을 내려오면 우리가 지났던 출발점 부근의 길과 합류한다.

전체 코스 트래킹 거리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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