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를 떠난 이유 그리고 블로그 이사

티스토리의 추억

네이버에서 운영하던 블로그를 티스토리로 옮긴 것은 2008년 8월이었다. 올려진 글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에 글을 하나 하나 옮기는 이사도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티스토리에 이런 저런 흔적들을 남겨왔고 십 수년 만에 1000개 가까이 되는 포스트가 쌓였다.

2013년 8월에는 처음으로 구글 애드센스 광고 코드를 티스토리 블로그에 설치했다. 사실 애드센스 광고 수익은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수준이지 전업으로 할 만큼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 아마도 상위 0.1%에는 들어야 최저임금 수준의 수익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티스토리로 이사 한 이후 글의 수가 많아지면서 방문자 수는 그에 비례하여 꾸준히 늘었다. 티스토리로 이사한지 6년이 되어갈 즈음 방문자 카운터는 100만을 찍었다.

한 때는 방문자 수를 어떻게든 늘려보겠다고 스킨도 바꿔보고 검색엔진(구글 서치콘솔)에서 좋아할 만한 스타일로 글을 쓰기도 했지만 모두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블로거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홈페이지 소스보기에서 블로그와 포스트의 내용을 검색엔진이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메타태그(<meta … >)를 넣어주는 것 말고는 글 쓰는 이가 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방문자 수에 연연하는 마음을 접을 수 있었다.

방문자 수가 많은 블로그는… 도메인 주소의 평가가 조금 더 좋은 것이고 블로거의 관심분야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분야이고 타고 나길 검색엔진이 좋아하는 구조적인 스타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주인인 것이다. 글 쓰는 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글을 검색엔진에게 “나 여기 새로 글 썼어~”를 열심히 알려주는 메타 태그를 붙여주는 것 뿐이다.

블로그 이사의 욕망

부끄럽지만 필자는 나름 IT 분야의 특급 기술자다. 2009년에 특급 기술자의 반열(??)에 올랐다.

나름 IT 업계에 몸담고 있는 기술자로서 티스토리나 네이버와 같은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보다는 직접 서버를 구축해 블로그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욕망을 항상 품고 있었다. 그래서 2012년에서 2013년 사이에 블로그의 이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티스토리의 전신인 태터툴즈의 소스코드를 서버에 직접 설치해 이사가 가능한지 테스트 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티스토리에서 워드프레스로 이사가 가능한지도 테스트해보았다.

모두 이사는 가능했지만 필자는 회사원이었다. 회사의 업무도 바쁘고 두 아이들을 양육하느라 정신이 없기도 했고 그 즈음에 정보보안기사, 개인정보영향평가 전문인력, ISMS인증심사원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3년의 투자를 시작했기에 마음 뿐인 상태였다.

티스토리의 만행

그래도 바쁜 나날을 보내며 꾸준히 포스팅을 이어갔다. 2022년 즈음에는 어느새 블로그의 방문자 수가 하루 3000 PV를 넘나들게 되었고 애드센스의 수익도 이제 용돈에 조금 보탬은 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런데 2023년의 여름에 접어들 즈음 드디어 티스토리는 내 티스토리 탈출 욕망에 불을 지르는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바로 티스토리 블로그에 자체 광고 송출이다.

일면 이해는 된다. 전혀 수익을 내지 못하는 티스토리 블로그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래도 회원의 블로그 컨텐츠에 자신들의 광고를 송출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티스토리 블로거들이 느끼기에 티스토리의 가장 큰 장점을 훼손하는 짓을 저지른 것이다. 그 결과는 바로 다음과 같은 현상으로 나타났다.

어느 티스토리 블로그의 첫 화면이다. 광고의 클릭율이 가장 높은 본문 상단자리에 두개의 광고가 송출된다. 하나는 블로그 주인장의 애드센스 광고ID로 송출되는 것이고 하나는 티스토리의 자체 애드센스 광고ID로 송출되는 광고다. 브라우저를 최대창으로 키워도 컨텐츠는 보이지 않고 광고만 보이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런 페이지의 구조는 검색엔진이 정말 싫어한다.

이 사태가 벌어지고 직감할 수 있었다. 몇 년 안에 티스토리는 서비스가 종료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카카오에서 티스토리를 매각하거나 분사를 통해 잠시 수명을 연장할 수는 있겠지만 종국에는 서비스가 종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뿐이다. 탈출이다. 서서히 가라앉아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배에 눌러 앉아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글의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이사는 그만큼 어려워지지 않는가? (노가다가 늘어난다)

게다가 나는 직접 구축한 서버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에 대한 꿈이 있지 않았는가? 그리고 지금은 조직에 얽매이지 않는 조금은 업무 스케줄을 직접 조정할 수 있는 프리랜서이지 않는가?

직접 구축한 웹서버와 DB서버로 워드프레스로 이사

IT 세상은 온통 클라우드로 뒤덮였다. 그렇다 보니 한달 1만원이면 블로그 운영체 충분한 가상 서버를 클라우드에 구축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내가 낙점한 클라우드는 바로 오라클 클라우드다.

게다가 오라클 클라우드는 무료로 2개의 가상머신을 거의 트래픽 제한없이 평생 제공해준다. 그래서 가상서버 2대를 사용해 하나는 웹서버로 , 하나는 DB서버로 구성하여 워드프레스를 설치했다. 다행 스럽게도 최소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DB서버와 웹서버를 분리한 덕분에 CPU 성능과 메모리 용량 모두 충분했다.

그리고 직접 Python으로 티스토리의 포스트를 백업하는 코드를 작성했다. 그리고 1000에 육박하는 포스트를 워드프레스에 업로드 했다. 백업 받은 파일에서 포스트 하나를 워드프레스에 포스팅하는데 평균 20초 정도 소요되었다. 더 편한 방법들도 있지만 쓸데없는 HTML 코드가 덕지덕지 붙는 문제가 있어 조금 번거롭더라도 깔끔하게 이사하기 위해 백업은 자동으로 하고 포스팅은 반 수동으로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사를 마친 뒤 몇 몇 부작용이 있긴 했다. 티스토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니 예상보다 광고성 댓글(특히 외국어)이 많이 달리고 공격 시도도 많았다. 게다가 이사하는 과정에서 글들의 URL이 변경되지 않았음에도 한동안 메타태그가 누락되어 검색엔진에서 검색 누락이 늘어나 방문자 수가 급감하는 부작용도 겪었다. 그 외에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백업과 복구 절차도 마련해야 했다.

한동안은 광고성 댓글을 차단하느라 여러 방법을 써 봤다. 그리고 결국 정착한 것은 한글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댓글은 자동으로 휴지통으로 가거나 아예 댓글을 저장하지 않는 방법이다. 그리고 그런 댓글을 작성한 사람(?)에게는 댓글을 작성할 권한이 없다는 메시지를 노출 시키고 있다.

그리고 동일 IP에서 과도하게 스팸댓글을 많이 작성하거나 해킹 시도가 들어오는 경우도 빈번했다. 그런 IP가 발견되면 차단해주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댓글이 달렸을 때 내게 이메일로 알려주고, 댓글에 대댓글이 달리면 댓글 작성자에게 이메일로 알려주는 기능도 구현해야 한다.

이렇게 6개월 정도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하고 기능을 추가하다 보니 이제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노하우도 꽤 쌓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세한 방문자 분석을 위 웹 서버 로그를 직접 분석하는 도구도 직접 코딩해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야만 공격이 있었는지, 어떤 스팸 봇이나 글을 훔쳐가는 봇이 방문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여 차단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직접 수행하면서 얻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심심할 틈이 없다. 아직도 이것 저것 해보고 싶은 것도 많다.

더 이상 손가락을 놀리지 못할 때 까지 나는 블로그에서 놀 것이다.

#티스토리 #워드프레스 #블로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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